카루소, 해리스-도슨도 우려 라만, 성명없이 입장만 전해 라만의 핵심 우군 DSA, 지지 철회 검토
릭 카루소(가운데)가 20일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니디아 라만의 급진적 정치 이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NBC4 캡처]
LA 시장 후보 니디아 라만의 역사 인식과 시정 운영 자질을 둘러싼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라만은 최근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타운에 경찰력을 배치하지 않아 대규모 방화와 약탈 피해를 방치했던 대릴 게이츠 전 LA경찰국(LAPD) 국장을 치켜세우는 취지의 발언으로 파문〈본지 10월 20일자 A-1면〉을 일으켰다. 그에 대해 LA 정치권을 중심으로 라만의 극단적 정치 성향과 자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20일 한인타운 내 한 시니어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1992년 폭동 당시 한인타운이 어떻게 방치되고 버려졌는지 우리 모두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라만의 최근 발언은 대단히 몰지각할 뿐만 아니라 한인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조차 결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스 시장은 이어 “역사적 사실조차 기본적으로 파악하지 못하는 인물이 과연 LA시를 이끌 자격과 준비가 돼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22년 LA시장 선거에서 배스 시장과 겨뤘던 부동산 개발업자 릭 카루소 역시 라만의 행보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카루소는 20일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LAPD 국장 해임 문제 등을 언급하는 등 매우 우려스럽다”며 “LAPD를 '민주사회주의연맹(DSA)'의 이념적 실험실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DSA는 라만 후보가 속한 급진 좌파 정파다.
마퀴스 해리스-도슨 LA시의회 의장도 20일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를 통해 “라만이 LA시장이 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그가 집권할 경우 시정 운영이 얼마나 더 어려워질지 잘 알고 있다”고 우려했다.
라만의 발언을 두고 한인사회의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당시 약탈과 방화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리커스토어 업주들은 분개하고 있다.
김중칠 한인식품주류상협회(KAGRO) 회장은 20일 “깊은 상처를 겪은 한인들에게 아픈 역사를 다시 떠올리게 했다”며 “한인사회의 권익을 대변하거나 도움이 될 수 있는 후보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파문이 커지고 있지만 라만 선거캠프 측은 이번 발언과 관련해 한인사회나 LA시민을 대상으로 별도의 공식 성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라만 후보는 본지에 보낸 짧은 입장문에서 “한인사회를 비롯해 수많은 LA시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인물의 이름을 언급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1992년 폭동 당시 LAPD가 한인타운을 보호하지 못함에 따라 게이츠의 유산이 한인사회에 각별한 고통과 상처로 남아 있다는 점을 엄중히 인정한다”고만 밝혔다.
한편 라만은 자신의 이념적 기반이자 후원 세력인 DSA로부터도 지지 철회 위기에 놓여 있다. 중간선거를 약 2주 앞둔 지난 19일 DSA 전국정치위원회는 라만에 대한 지지 철회 안건을 논의했다. LA지부의 라만 지지와 관련해 친팔레스타인 운동에 대한 라만의 입장이 DSA의 공식 지침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DSA 측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최종 논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