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부터 '자동 의사결정' 의존한 징계·해고 금지 위반 건당 500불 벌금 및 조사·법적 제재 가능성 주의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직원을 관리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AI가 직원들의 업무 성과를 분석하고, 근무 태도를 평가하며, 심지어 징계나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는 데까지 활용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와 관리 비용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법적 위험도 등장하고 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지난달 30일 이른바 ‘로봇 상사 금지법(No Robo Bosses Act)’으로 불리는 SB 947에 서명했다. 2027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이 법은 고용주가 AI 등 ‘자동 의사결정 시스템(ADS)’에만 의존해 직원을 징계하거나 해고하는 것을 금지한다.
예를 들어 한 회사가 AI 프로그램을 이용해 직원들의 업무 처리 속도, 고객 응대 실적, 근무 시간 등을 분석한다면, 프로그램이 특정 직원의 생산성이 낮다는 이유로 해고를 권고하더라도, 고용주는 그 결과만을 근거로 직원을 해고할 수 없다.
또한 AI의 분석 결과에 주로 의존해 징계나 해고를 결정한 경우, 고용주는 해당 직원에게 그 사실을 별도의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통지서에는 AI를 사용했다는 사실, 사람이 그 결과를 검토하고 확인했다는 사실, 추가 정보를 문의할 담당자의 연락처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직원은 일정한 요건에 따라 AI가 판단에 사용한 자신의 개인정보에 관한 설명을 요청할 수도 있다.
법을 위반할 경우 위반 건당 500달러의 민사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노동청과 검찰의 조사 및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AI를 활용한 인사관리는 의도치 않은 차별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 프로그램이 특정 연령대 직원들의 업무 성과를 일률적으로 낮게 평가하거나, 장애나 임신 등 법적으로 보호되는 특성을 이유로 불리한 결과를 도출한다면 기존의 고용차별 금지법 위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SB 947은 자동화 시스템을 이용해 직원의 법적 보호 대상 신분을 추론하거나, 법적 권리를 행사하는 직원을 식별하여 불이익을 주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직원 스케줄 관리, 생산성 평가, 근태 관리 등에 자동화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고용주가 별도로 AI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았더라도 외부 업체가 제공하는 인사관리 시스템의 분석 결과에 의존한다면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고용주들은 지금부터 회사에서 사용하는 인사관리 소프트웨어가 어떤 방식으로 직원을 평가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AI가 제공한 분석 결과를 그대로 징계나 해고의 근거로 삼는 관행이 있다면 이를 개선하고, 담당 관리자가 관련 사실을 독립적으로 검토하며 그 과정을 기록하도록 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직원에게 제공할 서면 통지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AI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법적 책임까지 대신 부담해 주지는 않는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직원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과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은 여전히 고용주의 몫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