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시간)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 왕가라타 지역의 헬렌 헤인스 하원의원 사무실 앞에 그의 쾌유를 비는 사람들이 꽃다발이 쌓여 있다. 헤인스 의원은 전날 차량 공격을 당해 중태다. EPA=연합뉴스
호주에서 고의적인 차량 충돌 공격으로 중태에 빠졌던 여성 하원의원이 결국 양쪽 다리를 모두 잃었다.
피해를 당한 헬렌 헤인스(65) 무소속 의원의 남편인 필 헤인스는 21일(현지시간) 헤인스 의원이 부상으로 왼쪽 다리에 이어 오른쪽 다리도 절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필은 “그나마 다행인 점은 헬렌이 살아 있고 안정적인 상태라는 것”이라며 “우리 가족에게는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헤인스 의원은 지난 19일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 왕가라타 지역 내 자신의 사무실 근처에서 브렌던 뉴전트(43)가 운전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두 차례 치였다.
뉴전트는 차 트렁크에서 물건을 꺼내던 헤인스 의원을 들이받은 뒤 차를 몰고 지나갔다가 유턴해 돌아와 다시 들이받았다. 그는 사건 직후 현장에서 시민들에 의해 제압돼 경찰에 넘겨졌고, 연방정부 공직자 위해·고의적 중상해·위험 운전으로 인한 중상해와 대마 재배·마약 소지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왕가라타 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은 뉴전트가 희소 신경질환인 특발성 횡단척수염을 앓고 있으며, 뇌진탕 치료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피고인이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번이 첫 구금 사례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공격이 특정 대상을 겨냥한 단발적인 사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크리시 배럿 호주 연방경찰청장은 헤인스 의원을 겨냥한 위협 징후나 이번 사건을 예고할 만한 구체적인 정보는 사전에 포착된 바 없다고 말했다.
빅토리아주 경찰도 헤인스 의원과 피고인 사이에 과거 직접적인 접촉이 있었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으며, 범행 동기 또한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마이크 부시 빅토리아주 경찰청장은 “범행 동기는 반드시 규명해야 할 핵심 요소”라며 “고의적인 공격으로 추정되는 이번 사건에서 피고인의 동기는 수사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세상이 한 세대 전보다 더 위험하고 분열된 곳이 됐음을 새삼 생각나게 한다”면서 최근 호주의 정치적 논쟁이 지나치게 과열되고 인신공격적인 양상을 띠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