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웹사이트에서 널리 쓰이는 프로그래밍 언어 PHP에서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 2건이 발견돼 긴급 보안 패치가 배포됐다. 일부 해커들의 공격 시도가 포착된 가운데 네덜란드와 핀란드 등의 정부기관들은 예방 차원에서 웹사이트 운영을 중단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PHP 개발진은 이날 두 건의 보안 취약점을 수정한 새 버전을 긴급 공개했다. 이번 결함은 공격자가 별도의 로그인이나 인증 절차 없이 외부에서 임의로 코드를 실행하거나 시스템을 장악하는 데 악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웹 기술 분석업체 W3Techs에 따르면 사용된 프로그래밍 언어를 식별할 수 있는 웹사이트의 약 75%가 PHP를 사용한다. 전체 웹사이트의 약 43%가 이용하는 웹사이트 제작·관리 시스템 워드프레스도 PHP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10년 넘게 드러나지 않았던 이번 취약점을 발견하는 데는 인공지능(AI)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이버보안업체 캘리프는 오픈AI의 ‘GPT-5.6 솔(Sol)’을 이용해 취약점을 찾아냈고, 구글 계열 사이버보안업체 위즈도 독자적으로 두 건의 취약점을 발견해 신고했다. 과거에도 잠재적인 문제로 지적됐지만 실제 공격에 악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던 결함이다.
위즈 공동창업자 아미 루트와크는 “AI가 발견한 보안 취약점 가운데 역대 가장 심각하다”며 “AI가 없었다면 발견하기에 지나치게 복잡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픈AI도 “이번 결함의 심각성과 PHP의 광범위한 사용을 고려할 때 최근 들어 가장 파급력이 큰 보안 취약점 중 하나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PHP 개발진은 당초 22일 보안 패치를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20일 온라인 게시판에 관련 정보가 유출되자 배포를 하루 앞당겼다. 그러나 패치 배포 전부터 일부 해커들이 취약점을 악용한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웹·클라우드 보안업체 클라우드플레어의 데인 크네히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초기 공격 시도가 나타나고 있으며, 새로운 공격 경로가 발견될 때마다 대응 조치를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과 일본, 호주 등의 사이버보안 당국은 긴급 업데이트를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