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프랑스 반정부 시위를 이민자 탓으로 돌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용납할 수 없고 어리석은’ 발언이라고 직격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중동을 순방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카타르에서 기자들로부터 지난 주말 벌어진 폭력 사태에 ‘외국의 개입’이 있었는지 질문을 받고 “그런 두드러진 증거는 없다”고 답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하지만 그때 이후로 외국의 정보 조작은 있었고 그것이 많은 외국 지도자들로부터 용납할 수 없고 어리석은 언급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들 중에 (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트루스소셜에 “프랑스가 불타고 있다. 마음속에 증오를 품은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온 이민자들이 한때 위대했던 그 나라를 산산조각 내왔다”고 적었다. 이어 “너무 늦기 전에 국경을 닫고 통제권을 가져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6일에도 프랑스의 시위가 “통제 불능의 대규모 이민”, “이슬람이 한때 위대했던 나라를 장악하려 하는 문제”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중간선거에서 반이민을 부각하는 데 프랑스 시위를 활용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절대로 일어나지 않은 장면을 보여주는 인공지능(AI) 이미지들도 있다”며 “우리가 이주민과 이슬람주의자 무리들에게 침략당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순전한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프랑스를 희생시켜 선거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유럽)지역 안에서든지, 대서양 건너편이든지”라고도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열악한 교육 환경에 항의하는 고등학생들의 시위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 주말에는 고물가와 고유가에 항의하는 노동자와 시민들이 대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로 인해 수도 파리뿐 아니라 주요 도시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시내 중심가의 자동차와 상점이 불타고 약탈당했으며, 남서부 소도시 리모주에서는 시청 건물이 시위대 공격으로 불타 무너지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오는 24일에도 대규모 시위가 예고된 가운데 정부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시위에 대비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다음 토요일에 무질서를 퍼뜨리려는 사람들은 차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