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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죄다 제명할 사람들을!”…박근혜 만난 뒤 온 ‘비밀 명단’

중앙일보

2026.10.21 13:00 2026.10.2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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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2회 ‘여당 속 야당’ 친박①

」

2008년 4월 9일 치러진 제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단독으로 과반인 153석을 얻었다. 더 반가운 건 서울 48석 중 40석을 얻는 등 수도권에서 압승한 것이었다. 경남·북 당선 의석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였다. ‘경상도 당’의 한계를 깨고 수도권 정당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2008년 4월 10일 제18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중앙포토

한나라당 지도부가 2008년 4월 10일 제18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 강북 지역에서 많이 이겼다는 사실도 의미가 컸다. 강북은 원래 진보 정당 우세 지역이라 기존 정치인들은 선뜻 나서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새 얼굴을 발굴할 기회가 됐다.

실제 노원병에서 정치 신인 홍정욱이 노회찬 의원을 꺾었고, 노원을에선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권영진이 우원식 의원을 이겼다. 성동을에선 김동성이 임종석 의원을 눌렀다. 진보 거물 김근태 의원도 우리 당의 신지호에게 졌다. 야당의 간판급 정치인들이 강북에서 줄줄이 여당 신인들에게 자리를 내준 것이다.

나는 감회가 새로웠다. 갖은 우여곡절 끝에 일궈낸 승리였기 때문이다.

박근혜 회동 뒤 은밀히 전달된 문제의 서류

2008년 1월 14일,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그해 4월 치러질 제18대 총선 공천에 관한 질문을 받고 나는 답했다.

" 공천에 관한 것은 강재섭 대표가 계시니 강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공식적으로 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국민은 모든 분야가 변화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거기서 정치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

이는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생각이었다. 나는 당내 조직의 지지를 기반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 아니다. 당직을 맡아본 일도 없고, 서울시장 후보가 될 때도 당이 먼저 나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제17대 대선 경선 때도 여의도와 거리를 두고 안국동에 캠프를 차렸다. 내가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당내 조직보다 국민의 지지가 더 컸기 때문이다.

18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여당 내 계파 간 갈등이 격화하던 2008년 1월 23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서울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은 차기 총선과 관련해 '당 중심의 공정 공천' 원칙에 합의했다. 중앙포토

18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여당 내 계파 간 갈등이 격화하던 2008년 1월 23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서울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은 차기 총선과 관련해 '당 중심의 공정 공천' 원칙에 합의했다. 중앙포토

그런 만큼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해서 당무에 깊이 관여할 생각은 없었다. 대선 이후에도 강 대표 체제를 흔들지 않았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러나 당내 기반이 약했던 나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국민의 뜻만큼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거기에는 한나라당도 낡은 정치에서 벗어나 달라져야 한다는 기대가 담겨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대선 직후부터 총선 공천과 관련해 당에 두 가지 원칙만 전달했다. 하나는 공천은 당이 중심이 돼 책임지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계파를 떠나 이번 공천을 통해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두 가지 원칙을 전달한 것 외에는 공천 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총선이 다가올수록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깊어졌다. 2008년 1월 23일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 공천 문제를 논의했다. 나는 공천은 당이 중심이 돼 공정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고, 박 전 대표도 이에 동의했다.

박 전 대표와 만난 다음 날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이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선임되는 과정에도 나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그가 누구인지조차 몰랐고, 같은 법조인 출신인 강 대표가 추천했으리라 짐작했을 뿐이다. 나중에야 안 위원장 역시 친박 성향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얼마 뒤 그런 내 의지가 시험대에 오르는 사건이 벌어졌다.

" 이게 뭡니까? "

당선인 집무실로 서류 뭉치 하나가 전달됐다. 비공식 채널을 통해 은밀히 전달된 비밀 서류였다. 그걸 열어본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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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욱.박진석.김상진.김기정.왕준열([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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