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m 밖서 피부가 화끈”…美국경단속에 ‘열선 무기’ 사용하나
중앙일보
2026.10.21 15:39
2026.10.21 17:00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 멕시코 국경을 따라 설치된 철조망. EPA=연합뉴스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국토안보부(DHS)에 국경지대 불법 이민자 단속에 활용할 수 있는 군용급 열선 무기의 시험 운용을 허가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21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지난달 국방부는 국토안보부가 미 남부 국경 작전에 투입할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열선 무기를 시험하고 관련 전술을 개발하도록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장비는 ‘능동 거부 시스템’(ADS·Active Denial System)으로 불리는 비살상 무기로 약 800m 이상 떨어진 곳까지 보이지 않는 전자기파를 발사한다.
전자기파가 사람의 피부에 닿으면 뜨거운 오븐 문을 열었을 때와 비슷한 강한 열감을 유발한다. 저릿한 느낌이 10~15분간 지속되며 이 열기를 피하기 위해 달아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서명한 이 문건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9월부터 7개월간 ADS 장비 1대를 국토안보부에 임시 대여한다.
문건은 장비 운용과 사용, 관련 전술 개발의 책임은 전적으로 국토안보부가 지며, 국방부 인력은 장비 운용에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명시했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7개월의 대여 기간이 종료되면 국토안보부가 필요에 따라 장비를 계속 사용하겠다고 추가 요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대변인은 이와 관련 “CBP는 특히 작전 효율성을 높이고 임무 수행 능력을 강화하는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과거 불법 국경 횡단이 집중되는 지역에서 이 장비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실제로 배치된 적은 없다.
한 전직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문제는 이민자와 시민을 적군 전투원처럼 취급하는 것”이라며 해당 장비가 “비인도적인 처우로 여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N 방송은 국경 보안과 이민 단속을 최우선 과제로 꼽아온 트럼프 행정부로서도 국경에 해당 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전례 없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정시내([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