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현재 연 3.00%)를 동결했다.
지난 7월과 8월 연이어 금리를 올린 한은은 3연속 인상 대신 숨 고르기를 선택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8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을 빗대 “이번에는 한은이 호미로 정책을 펴게 됐다”며 선제적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일단 한 차례 묶어둔 뒤, 선제적 금리 인상의 효과를 점검할 예정이다.
최근 물가와 환율의 움직임이 한은에 시간적 여유를 준 측면도 있다. 지난달 근원물가(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 흐름)는 전월 대비 2.8% 올라 여전히 목표치(2%)를 웃돈다. 다만 8월(3.4%)보다는 상승 폭이 낮아졌다. 원-달러 환율도 최근 1320원대로 하락하면서(원화 가치 상승), 수입 물가 상승 압력 등이 일부 완화됐다.
3연속 인상이 이뤄질 경우 취약차주 등 경제주체에게 미칠 영향도 적지 않다. 신 총재는 지난 1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금리가 오르면 취약차주들이 가장 어렵다”며 “통화정책을 수행할 때는 경제 주체들이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적응할 수 있는지를 항상 점검하고 간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선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 동력이 여전히 유지되는 가운데, 경제 성장세가 수요 측 물가 압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이달 발표되는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등을 살핀 뒤 추가 인상 시점을 논의할 전망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고, 고유가 국면이 지속하면서 비용 상승 압력도 잔존하고 있다”며 “성장과 물가 여건이 모두 추가 긴축의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