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 밖에 없어”와 “걔밖에 없어”라는 예문을 보면 둘 중 하나는 잘못 띄어쓰기를 한 문장 같지만, 둘 다 가능한 표현이다. 두 예문은 한 글자도 다르지 않고 똑같다. 다만 띄어쓰기가 조금 다를 뿐이다. 하지만 띄어쓰기 한 칸으로 인한 차이가 전혀 다른 의미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아주 흥미롭다.
“걔 밖에 없어”에서의 ‘밖에’는 명사 ‘밖(外)’과 조사 ‘에’가 결합한 형태로, ‘그 아이는 바깥에 없다’라는 의미다. “걔밖에 없어”에서의 ‘밖에’는 ‘그것 말고는’ ‘그것 이외에는’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로, ‘걔 말고는 없다’라는 뜻이 된다.
이처럼 명사(밖)와 조사(에)가 결합한 ‘밖에’(‘바깥에’라는 의미)와 조사 ‘밖에’(‘오로지’라는 의미)는 각각 독립된 의미와 역할을 지니고 있다. 조사는 앞말에 붙여 쓰고, 명사는 앞말과 띄어 쓰기 때문에 의미에 따라 띄어쓰기도 다르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 일은 내가 할 수밖에 없다”에서는 ‘밖에’가 ‘바깥에’라는 의미로 쓰이지 않고 있으므로 조사라는 걸 금세 눈치챌 수 있다. ‘수’는 어미 ‘-은’ ‘-는’ ‘-을’ 뒤에 주로 ‘있다’ ‘없다’ 등과 함께 쓰여 ‘어떤 일을 할 만한 능력이나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나타내는 의존명사다. 조사는 명사 뒤에 붙여 쓰므로 의존명사인 ‘수’와 뒤에 오는 조사 ‘밖에’는 항상 붙여 쓴다. 따라서 ‘수밖에’는 언제나 하나의 단어처럼 붙여 쓴다고 기억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