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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겨냥 ‘72시간 전쟁’ 구상…중간선거 후 재공습하나

중앙일보

2026.10.21 23:44 2026.10.22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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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의 핵시설과 에너지 시설 등을 겨냥한 ‘72시간 전쟁’을 추진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단기간 집중 공습을 통해 이란에 타격을 입힌 뒤 핵협상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구상이다.

21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해 “양국 군이 미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단기간에 집중적인 공격을 가하는 군사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지난 19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양국군은 이미 이라크 상공에 전투기를 투입해 실제 공습 상황을 가정한 비행 훈련도 실시했다.

6월 26일(현지시간) 이란 이스파한에 위치한 핵시설 단지의 지하 터널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로이터=연합뉴스

6월 26일(현지시간) 이란 이스파한에 위치한 핵시설 단지의 지하 터널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주요 공격 대상으로는 이란의 에너지 기반시설과 핵시설, 미사일·드론(무인기) 무기고 등이 거론된다. 미국의 군사전략 담당자들은 NYT에 “사흘간 집중적인 공습을 가해 이란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면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협상에서 이란의 양보를 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앞서 이달 초에도 미국과 이스라엘 양국군이 공군 전력을 최고 경계태세로 전환하는 등 공격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전 개시 직전 연기했다고 한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 확전과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고려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과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중간선거 이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오는 27일 자국 총선을 앞두고 공습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지난 13일 미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전쟁이 재개되면 총선이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

21일 미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군사적 압박에도 나섰다. 19일 전투기 수십 대와 공중급유기를 동원해 이란 국경 인근까지 비행하는 대규모 군사작전을 실시한 것이다. 당시 이스라엘 공군은 시리아와 이라크 영공을 거쳐 실제 이란 공습에 활용할 수 있는 경로로 비행한 뒤 공격 없이 복귀했다. 이스라엘은 작전 실시에 앞서 미국 정부에 훈련 계획을 통보하면서 “총선을 앞두고 이란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군사력 과시가 목적”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강력한 보복을 시사하고 나섰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전쟁이 재개될 경우 기존의 상선과 에너지 시설뿐 아니라 중동 지역의 데이터센터와 해저 인터넷 케이블, 인공지능(AI) 시설까지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호세인 모헤비 대변인도 19일 테헤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해저 인터넷 케이블 7개를 거론하며 “새로운 공격 목표와 무기를 공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1일(현지시간) 예멘 타이즈시 서쪽 자발 한 전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 간 교전이 벌어진 가운데, 공격을 받은 지역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예멘 타이즈시 서쪽 자발 한 전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 간 교전이 벌어진 가운데, 공격을 받은 지역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가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외교공관의 비필수 인력과 가족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를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재공습 가능성과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의 공세 강화에 대비한 안전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당국자들은 로이터에 “다른 걸프 국가 주재 미국 외교관 가족들에게도 철수 명령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국무부가 사우디 이외 지역의 철수 계획을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다.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은 날로 격화하고 있다. 2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 동부 담맘의 킹 파흐드 국제공항이 공습을 받아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같은 날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샤이바 유전시설도 드론 공격을 받아 요격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로 노동자 2명이 숨졌다. 호르무즈해협에서도 유조선 2척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돼 화재가 발생했다. 다만 이날 공항 공격의 주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튿날인 22일에도 후티의 사우디 공습은 이어졌다. 야히야 사리 후티 군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지난 48시간 동안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사우디 영토 깊숙한 곳에서 4차례 주요 군사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후티가 공격 대상으로 지목한 곳은 수도 리야드의 국방부 본부와 킹 파흐드 국제공항, 아브하 국제공항, 아람코 시설 등이다.




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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