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선관위 직원 사망에 특검 해명했지만…“고압조사 분명 있었다” 반박

중앙일보

2026.10.22 03:0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의 모습. 뉴스1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의 모습. 뉴스1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이태한)의 피의자 조사를 받은 중앙선관위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특검은 “강압적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고인의 변호인 측은 특검팀의 고압적 태도가 분명히 존재했으며 고인도 상당한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고 반박해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21일 오전 7시쯤 경기도 화성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중앙선관위 선거기반과 소속 5급 공무원인 4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전날인 20일 선관위 특검팀에 입찰방해와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억울하다’ ‘선관위도 열심히 했고 잘못한 게 없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앙선관위는 21일 입장문을 내 “심야까지 조사를 받은 위원회 직원이 유명을 달리했다”며 “위원회 직원이 계속된 수사로 극심한 심리적 부담을 겪고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된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특검은 “조사 과정에서 강압적인 분위기는 전혀 없었고 이의 제기도 없었다”며 “변호인 참여하에 조사가 이뤄졌고 여간 조사를 원하지 않아 오후 8시55분쯤 조사를 종료했다”고 반박했다.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의 모습. 뉴스1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의 모습. 뉴스1


하지만 고인을 변호했던 법무법인 도담의 김남주 대표변호사는 2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인이 특검 조사를 받을 당시 옆 조사실에서 타 선관위 직원(B씨) 조사에 입회해있었는데, 당시 특검팀 소속 경찰 5명 중 4명이 (직원) 1명을 둘러싸고 번갈아 질문해 강압적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당시 특검팀 경찰은 조사를 진행할 자격도 없었다는 게 김 변호사 주장이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경찰들은 조사 시작부터 인정신문(본인의 인적사항을 묻는 절차)을 진행하려 했다. 이에 김 변호사가 신문을 진행하는 경찰의 계급과 법적 권한을 물었고, 담당자는 경사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197조는 경위 이상의 경찰공무원만 범죄를 수사하는 사법경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법경찰리에 해당하는 경사·경장·순경은 수사를 보조하도록 규정한다.


이에 김 변호사가 사법경찰리인 경사는 직접 피의자신문을 진행할 수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경찰 측에서 “우리도 신문 자격이 있다”며 언쟁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A씨 조사실에 있던 검사가 B씨 조사실로 들어와 고성을 지르며 강압적인 발언을 했다고 한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 변호사는 “(특검팀) 검사가 ‘왜 수사를 방해하냐’며 허리춤에 손을 얹고 소리를 쳤다”며 “‘어투와 태도가 너무 고압적이다, 비아냥거리는 것 같아 자제해달라’고 말했지만 (검사는) 되레 ‘이게 뭐가 문제냐’고 응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A씨 역시 이런 조사 과정에서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 변호사는 “A씨 조사에 입회했던 박현정 변호사가 ‘검사님이 사실을 정해놓고 피의자에게 원하는 답변이 안 나온다고 서서 소리치며 압박하는 것은 강요다’고 항의했지만, 이후 조사 방식이 크게 바뀌진 않았다”며 “A씨 측은 오후 6시쯤 조사를 끝내길 원했지만 특검팀은 심야조사와 달리 야간조사는 동의가 필요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사가 끝난 20일 밤 11시20분쯤 A씨는 변호인에 “수사 강도가 너무 세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할 특검팀 이태한 특별검사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할 특검팀 이태한 특별검사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A씨 등 선관위 직원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도담은 이날 별도의 입장문으로도 특검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도담은 “헌법이 규정하고 있듯이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며 “특검은 익명으로 고인의 죽음과 관련하여 확인되지 않은 혐의 사실을 기정사실화하거나 수사와 사인의 무관함을 단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노유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