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사랑의열매 회장이 9월 22일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관에서 열린 모두의 연결 1호 '사회진입 취약청년 지원사업'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 성금으로 운영되는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무총장을 뽑는 과정에서 ‘성남 라인’을 앉히기 위해 부적절한 채용 절차가 진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존 면접 심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인사를 “경험이 부족하다”며 탈락시킨 뒤 이재명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를 최종 선임한 게 논란의 핵심이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제출받은 ‘사무총장 최종 후보자 추천 집계 결과’ 등 자료에 따르면 모금회는 지난 3월 1차 사무총장 후보 공모에서 최종 선정된 2명을 모두 부결한 뒤 지난 1일 이재명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 진석범씨를 사무총장에 최종 선임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1차 공모의 2차 면접 심사 과정에서는 김성원 전 삼성복지재단 대표이사가 총점 561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 라인’으로 알려진 권석필 전 성남시 중원구청장이 558점으로 2위에 올랐다. 그러나 모금회 이사회는 직무적합성에서 고득점을 한 두 후보자를 “나이가 많고 모금 전문성 측면에서 아쉽다”거나 “조직 경영 규모의 경험 측면이 부족하다” 등의 이유로 탈락시켰다. 다만 모금회 측은 “추천위에서는 두 후보가 동률로 올라갔다. 면접 점수의 총합만으로 1·2위를 정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야권은 모금회가 내세운 부결 사유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1위를 하고도 “경험 부족”을 이유로 탈락한 김 전 대표이사는 삼성복지재단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로 2023년에는 사회복지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기 때문이다. 조 의원은 “이 대통령 측 ‘성남 라인’으로 분류되는 권 후보가 1위를 차지하지 못하자 다른 인사를 선임하기 위해 두 후보자를 모두 부결시킨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모금회가 지난 1일 선임한 진 사무총장은 2023년 8월~2024년 1월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특별보좌역을 지낸 친명계 인사다. 진 사무총장은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이던 2018~2021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대 대선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균형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냈고, 지난해 7월부터 올해 초까지 청와대 선임행정관으로 일했다.
모금회 측은 “사무총장 인선은 이사회의 독립적인 결정이라 본부는 관여할 수 없다. 그러나 1차 공모에서 떨어진 권석필 후보도 외형으로 보면 ‘성남라인’ 아니냐. 이 대통령과 가까운 진 사무총장을 선임하기 위해 권 후보를 떨어뜨린다는 건 개인적으로 납득이 가지는 않는다”고 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조배숙 의원은 “1차 공모 1·2위 후보를 모두 부결시키고, 7개월간 공석으로 둔 사무총장 자리에 친명 인사를 선임한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권석필 후보가 1차 심사에서 2위에 그치자 원하는 인사를 선임하기 위해 두 후보자를 모두 부결한 것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또 “채용 과정에 권력의 입김이나 특정 인사를 위한 의도적인 절차 변경이 있었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