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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낙상 예방’, 돌봄인력은 ‘이동 보조’…현장이 원하는 돌봄로봇은

중앙일보

2026.10.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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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노인이 밤중에 화장실에 가다 넘어지지 않도록 돕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겨주는 로봇. 고령자와 돌봄 종사자가 기대하는 돌봄로봇의 역할이다. 노인은 일상의 안전을 지키는 데, 돌봄인력은 신체 부담을 덜어주는 데 로봇의 도움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 에이지테크(AgeTech) 연구소가 지난 21일 개최한 ‘2026 K-AgeTech 글로벌 포럼 & 네트워킹’에서 이러한 논의가 이뤄졌다. 고령자의 건강과 생활을 돕는 기술인 에이지테크가 인공지능(AI)·피지컬 AI와 결합하는 흐름을 살피고 시니어산업의 성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한국·미국·일본의정부·기업·연구기관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해 해외 연구 성과와 정부 투자계획, 돌봄 현장의 수요를 공유했다. 피지컬 AI는 주변 상황을 인식·판단해 실제로 움직이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김영선 경희대 노인학과 교수는 이날 고령자와 돌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가 지난 9월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104명을 조사한 결과, 피지컬 AI 수요는 응급·안전 분야에서 가장 높았다. 세부 항목별로는 욕실·목욕 중 안전 확인이 32.7%, 밤중 화장실 이동과 가스·문단속·배회 등 인지 저하 대응이 각각 30.8%였다.
지난 21일 ‘2026 K-AgeTech 글로벌 포럼’ 현장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된 로봇과 보조기기를 살펴보고 있다. 경희대

지난 21일 ‘2026 K-AgeTech 글로벌 포럼’ 현장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된 로봇과 보조기기를 살펴보고 있다. 경희대


돌봄 현장에서는 사람의 몸을 옮기는 일을 돕는 기술이 우선이었다. 지난 8~9월 노인요양시설 종사자 115명을 조사한 결과, 피지컬 AI 수요가 가장 높은 분야는 이동·이승이었다. 이승은 침대에서 휠체어로, 휠체어에서 목욕의자로 몸을 옮기는 일을 말한다. 세부 항목에서는 보행 중 동행하며 넘어지지 않도록 지지하는 기능에 대한 수요가 39.1%로 가장 높았다.

이런 수요는 돌봄 종사자의 업무 부담에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 종사자가 평가한 업무 부담은 이동·이승이 100점 환산 기준 72.3점으로 가장 높았다. 별도의 돌봄로봇 조사에서도 근골격계 질환·통증 경험이 있는 종사자들은 욕창 예방·자세 변경, 목욕, 이동 보조 등 신체 부담을 줄이는 로봇을 우선적으로 원했다.

대상자들은 기술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 조사에서 돌봄로봇 이용 시 우려하는 점으로는 ‘쓰는 법이 어려울 것 같아서’가 41.3%로 가장 높았다. ‘로봇이 내 몸에 손대는 것’은 31.7%, ‘사람이 오는 일이 줄어들까 봐’는 29.8%였다. 김 교수는 현장에서 기술의 효과를 확인하고 사용 교육과 유지관리, 공적 지원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기술 개발을 넘어 서비스-제도-시장으로 이어지는 돌봄생태계까지 연계되어야 시니어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연구진도 실제 생활과 돌봄 현장에 적용한 기술을 소개했다. 미국 코넬대 타포마유크 바타차르지 교수는 식사 보조 로봇을 가정에 한 달간 배치한 연구를 발표했다. 일본 와세다대 타몬 미야케 교수는 체위 변경과 옷 입기처럼 사람의 몸에 직접 닿는 돌봄을 휴머노이드 로봇이 수행하는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정부의 지원 방향도 제시됐다. 은성호 보건복지부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은 스마트홈·스마트시설 시범사업에서 피지컬 AI 돌봄로봇 보급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개발된 기술이 복지용구·바우처 등 공적 지원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네트워킹 행사에는 약 150개 기업·기관이 참여해 보험·금융, 가전, 데이터·서비스 등 분야별 사업화와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스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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