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방 한 칸짜리 상담실에서 출발한 이웃케어클리닉(옛 한인건강정보센터)이 설립 40주년을 맞았습니다. 설립자 고 김영옥 대령은 “사용하는 언어, 출신 국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의료 서비스를 거부당해서는 안 된다”는 사명과 신념으로 이웃케어클리닉의 문을 열었습니다.
당시 한인들은 낯선 땅에 뿌리내리려 고군분투했지만, 정작 언어장벽으로 인해 최소한의 보건복지 정보와 혜택에도 접근하지 못해 건강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기 이웃케어는 한국어 상담과 통역 지원에 앞장섰습니다. 커뮤니티 환자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마음가짐과 노력은 1999년 의료진 1명이 상주하는 진료소 개원으로 이어집니다.
2000년대 들어 소장을 맡은 저 역시 언어장벽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간단한 건강검진조차 받지 못하는 이웃들을 만나며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민자 공동체가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의료 안전망, 비영리 커뮤니티 클리닉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감했습니다.
한인 사회의 지지와 구성원들의 헌신 덕분에 이웃케어는 연방정부 인증 의료기관(Federally Qualified Health Center)이 됐고 의료진 29명, 진료소 6곳, 양로보건센터 2곳 등을 운영하는 비영리 클리닉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가정의학과와 내과, 소아청소년과, 산전진료, 치과, 검안과, 정신건강, 한의학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신생아부터 시니어까지 의료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비영리 단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이웃케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국어·영어·스페니쉬·태국어·벵골어 등을 구사하는 직원들이 상주하고, 31개 언어로 환자의 진료와 복지 서비스 이용을 돕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연방 보건복지부(HHS)가 주관한 2026년 전국 커뮤니티 보건센터 품질 인증(CHQR) 종합평가에서 전국 상위 10%에 해당하는 ‘금상’ 수상의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11월 3일 중간선거에 주민발의안 44(Proposition 44)가 상정돼 이웃케어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전역 180여개 비영리 커뮤니티 클리닉이 존립을 위협 받고 있습니다.
발의안을 주도한 국제서비스노조(SEIU) 측은 클리닉 수입의 90%를 의료진 인건비 인상 등으로 강제하자고 요구합니다. 반면, 소수계 이민자 커뮤니티에 꼭 필요한 한국어 등 다언어 서비스의 중요성은 무시하고 있습니다. 의료서비스는 의사와 간호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환자가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와 필요한 치료를 받기까지 클리닉 행정직원과 교육 담당자 등 수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주민발의안 44가 통과되면 클리닉에 재정적자가 발생해 한인 무보험자와 메디칼 환자 등이 큰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환자 서비스 축소, 대기시간 증가, 클리닉 폐쇄로 이어질 우려가 큽니다.
이웃케어가 문을 닫게 되면 누가 한국어로 치료를 돕고, 약 복용법을 설명할까요? 무보험자와 메디칼 환자의 건강보험 가입 상담은 누가 도울까요? 캘프레시나 간병인 지원 등 복지혜택 신청 기회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 보도에 따르면 노조 측은 커뮤니티 클리닉들이 신규 노조원 2만5000명 모집을 지원하면, 주민발의안 44를 철회하겠다고 회유했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 개빈 뉴섬 주지사, 10여 개 언론사는 노조 측이 형편이 어려운 환자를 위한 진료환경과 필수 의료 안전망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합니다.
이웃케어의 40년 역사는 언어와 출신 지역, 경제적 형편과 관계없이 누구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실천해 온 시간입니다. 주민발의안 44는 단순한 재정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과 어르신, 언어 장벽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이 의지해 온 의료 안전망의 문제입니다.
이민자 커뮤니티 메디칼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커뮤니티 클리닉의 공공성은 계속 유지되어야 합니다. 한인 유권자 여러분께서 주민발의안 44의 내용을 정확히 살펴보시고, 판단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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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케어클리닉:
1986년에 설립된 비영리 커뮤니티 클리닉. 한인 단체로는 처음 연방정부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FQHC)이다. LA한인타운에 6가와 윌셔, 올림픽 등의 클리닉 3곳과 소아과 치과, 검안과, 약국, 양로보건센터 2곳 등 총 9곳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저소득층과 시니어 분들에게 의료 및 사회복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