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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정 네이버벤처스 파트너, “글로벌 VC 투자, 이름보다 ‘반복 가능한 우위’를 파악해야”

디지털 중앙

2026.10.2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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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펀드참여, 즉 액세스 (access) 자체가 경쟁력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세쿼이아캐피탈 같은 최상위 벤처캐피탈(VC)은 출자자 문턱이 매우 높고 신규 투자자가 들어갈 기회도 극히 제한적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은 건 펀드에 들어가는 것과 그 운용사의 진짜 파트너가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박용정 네이버벤처스 제너럴 파트너]

[박용정 네이버벤처스 제너럴 파트너]

박용정 네이버벤처스 제너럴 파트너는 2018년 네이버에 합류한 뒤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VC펀드 투자와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해왔다. 박 파트너 이력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전통적인 기관투자자 즉, 연기금이나 금융기관 자산배분 조직에서 커리어를 쌓은 것이 아니라, 기술기업에서 10년 가까이 글로벌 VC 펀드투자와 스타트업 직접투자를 함께 경험해왔다는 점이다. 박 파트너는 이러한 경력으로 인해 운용사를 볼 때도 수익률뿐 아니라 어떤 기술 변화를 먼저 포착하고, 어떤 창업자들과 관계를 형성하며, 투자 판단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를 집중적으로 파악한다고 설명한다.
 
네이버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조기에 파악하고 주요 VC들과 전략적 협업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세쿼이아캐피탈,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와 같은 글로벌 VC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2018년 이후 누적 펀드 출자 규모는 10억달러 이상이며, 박 파트너는 이 중 북미 벤처펀드 투자의 상당 부분을 이끌어왔다고 알려져 있다. 글로벌 벤처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벤처투자 전문매체 Global Corporate Venturing(GCV)의 ‘Powerlist’에 2023년과 2026년 두 차례나 선정된 바 있다.
 
이러한 사례를 이끌어온 박 파트너는 글로벌 VC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단순한 과거 수익률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투자 우위’라고 전했다. 그는 “좋은 펀드 하나는 한두 개의 초대형 성공기업이나 특정 파트너 한 명으로도 나올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성과를 만든 메커니즘이 무엇이었고, 그 메커니즘이 다음 펀드에서도 존재하는지이다.”라고 밝혔다.
 
실사 과정에서는 펀드 수익률보다 수익이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를 들여다본다. 즉, 핵심 투자들이 어떻게 발굴됐는지, 초기 투자에서 충분한 지분을 확보했는지, 후속 투자에서도 그 경제적 가치를 얼마나 확보했는지, 성과가 특정 파트너나 시장환경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았는지가 중요한 판단요소이다. 또한, 펀드 규모는 얼마나 많은 자금을 모집할 수 있느냐보다, 그 운용사의 투자 우위가 얼마나 많은 자본을 효과적으로 소화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박 파트너는 또한 펀드투자에서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트랙레코드는 몇 주 만에 분석할 수 있지만 관계는 몇 주 만에 실사할 수 없다. 실제로 a16z와도 초기 투자 타이밍이 맞지 않았지만 결정을 서두르지 않고 수년간 시장과 AI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관계를 발전시켰고, 이후 네이버는 a16z의 출자자가 됐다. 단순히 유명 펀드에 출자하는 것보다 출자 이후 운용사와 장기적인 파트너십, 즉 신뢰성을 바탕으로 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중요한 건, 중요한 순간에 그 운용사가 당신을 떠올리느냐이다.”라고 전했다.
 
벤처펀드는 통상 10년 이상 이어지는 장기 투자다. 따라서 운용사가 자금을 모집하는 몇 달간의 모습만으로는 장기 파트너로서의 성격을 모두 파악하기 어렵다고 본다. 펀드레이징이 끝난 뒤 어떻게 소통하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출자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키는지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박 파트너는 하나의 펀드에 대한 의사결정이 중요한게 아니라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앤드리슨 호로위츠와의 관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처음 양측이 연결됐을 당시에는 투자 타이밍이 맞지 않았지만 결정을 서두르지 않았고, 이후 수년간 시장과 AI,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관찰하는 변화에 대해 꾸준히 의견을 교환했다. 박 파트너는 특히 젠 카(Jen Kha) a16z Managing Partner 겸 Head of Global Partnerships가 출자자를 단순한 자금 제공자가 아니라 장기적인 파트너로 대해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네이버는 이후 a16z의 출자자가 됐다.
 
처음 글로벌 벤처펀드 투자를 시작했을 때 박 파트너에게 중요한 것은 세계적인 VC에 투자할 수 있는 ‘액세스, 즉 단순 접근성’이었다. 10년 가까이 여러 글로벌 운용사와 관계를 쌓으면서 그 기준은 달라졌다. 좋은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시작일 뿐, 시간이 지날수록 운용사와 더 많은 것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중요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동투자 기회를 공유하거나, 네이버가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회사를 소개하고, 시장 변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관계가 결국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한다.
  

정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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