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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에 입힌 핑크빛 예술…한인 미용사, 북미 대회 금상

Los Angeles

2026.10.22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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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기술 찾아 기꺼이 한국행"
금상을 수상한 박혜지 원장(왼쪽 사진의 오른편)과 그의 수상작. [박혜지 제공]

금상을 수상한 박혜지 원장(왼쪽 사진의 오른편)과 그의 수상작. [박혜지 제공]

20대부터 미용 외길을 걸어온 한인이 북미 미용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했다. 주인공은 부에나파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박혜지(46) 원장. 그는 지난 19일 뉴욕에서 열린 ‘2026 트렌드비전 어워드(TrendVision Awards)’ 시상식에서 컬러 크래프트 부문 금상을 받았다.
 
글로벌 헤어 전문 브랜드 웰라(Wella)가 주최하는 이 대회는 미국과 캐나다, 푸에르토리코의 미용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북미 지역 경연대회다. 올해 수백 점의 작품이 출품돼 12명이 결선에 올랐다. 박 원장은 미국 컬러 크래프트 부문 최종 후보 3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상금 5000달러와 함께 내년 포르투갈 알가르브에서 열리는 웰라 글로벌 대회에 참가할 기회도 얻었다.
 
올해 대회 주제는 하나의 색상 계열로 깊이와 입체감을 표현하는 ‘모노크로매틱(Monochromatic)’. 박 원장이 선보인 작품은 아시아인의 검은 모발을 선명한 파스텔 핑크로 바꾼 헤어스타일이다. 검은 머리카락을 거의 흰색에 가까울 정도로 탈색한 뒤 섬세한 염색 기술로 연분홍빛을 구현했다. 모발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원하는 색상을 균일하게 표현해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다.
 
박 원장은 “검은 모발에 파스텔 핑크를 입히려면 탈색부터 쉽지 않다”며 “경연대회인 만큼 어려운 기술에 도전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고 말했다.
 
그가 미용사의 길을 선택한 것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서다. 대학 진학 대신 미용학교에 들어갔고, 한국의 미용실에서 약 2년간 보조 업무를 거친 뒤 20세에 정식 헤어디자이너가 됐다.
 
미국 진출은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한 선택이었다. 더 큰 시장인 미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라는 동료의 권유에 박준미장(현 박준뷰티랩) 본사를 직접 찾아가 미국 지사 근무를 요청했다.
 
2002년 연고 하나 없는 샌디에이고에서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시카고와 LA한인타운의 미용실 등을 거치며 경력을 쌓았고, 2021년 부에나파크에 자신의 미용실 ‘마이 헤어 스토리(Mai Hair Story)’를 열었다.
 
자신의 미용실을 운영하는 원장이 됐지만 새로운 기술을 배우려는 열정은 여전하다. 한국의 유명 헤어디자이너가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면 직접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단 하루 이틀의 강의를 위해서도 기꺼이 비행기에 오른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보면 어떻게 하는지 직접 배워야 직성이 풀린다”며 “오래 일했다고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다. 원장부터 한발 앞서 배우고 직원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계속 공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용은 기술인 동시에 창의성을 발휘하는 일”이라며 “한인 미용사들도 다양한 경연대회에 참여해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넓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송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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