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입양인들이 기록 조작, 인종차별, 학대, 시민권 미취득에 따른 법적 불안까지 겪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 가정에 입양되면 더 나은 삶을 살게 된다는 기대와 달리 일부 입양인은 성인이 된 뒤에도 추방 위험에 놓여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국내 입양인 약 3만5000명이 시민권을 갖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한국 출생이다.
입양인 권익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입양인권리법센터 설립자 그레고리 루스 변호사는 “상당수 한인 입양인이 양부모의 별도 시민권 신청이 필요한 비자로 입국했지만, 일부 양부모가 절차를 마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입양인들은 여권 발급이나 대학 진학을 준비하면서 시민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한다. 심지어 은퇴할 때까지 이를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있다.
시민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입양인 및 가정 보호법안’은 지난해 9월 연방하원에 발의돼 위원회에 회부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최소 여섯 번째 입법 시도다.
정착 과정에서 학대와 재유기를 겪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국에서 태어나 생후 5개월 때 오리건주 백인 부부에게 입양된 로런 화이트가이다스(37)는 양가정에서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양부모는 그가 10세였던 1999년 아이다호주의 아동 보호시설 ‘호프하우스’로 보냈고, 이후 부모로서의 법적 권리를 포기했다.
화이트가이다스는 시설에서도 폭력과 과도한 약물 처방을 겪었으며, 시설 설립자와 방문 정신과 의사로부터 생식기관 제거 수술을 받도록 압박받았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이 확인한 의료기록에 따르면 그는 18세였던 2008년 자궁과 양쪽 난관·난소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백인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성장하며 인종적 고립을 겪은 입양인도 있다. 미시간주의 한인 입양인 케이티 보젝(45)은 양가족을 사랑했지만 집 밖에서는 인종차별적 괴롭힘을 당했고, 어린 시절 금발이 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자신의 출생과 입양 경위가 서류에 적힌 내용과 다를 수 있다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한국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5년 해외 입양 367건을 조사해 56건에서 유효한 친부모 동의 없는 입양이나 기록 조작 등을 확인했다. 친족이 살아 있는데도 고아로 기록된 사례도 포함됐다.
홀트 인터내셔널의 수전 순금 콕스 정책·대외협력 담당 부회장은 일부 아동이 홀트에 의해 가족과 부적절하게 분리돼 허위 서류로 해외에 보내진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악의적 의도는 없었다”며 아동이 인신매매됐다는 의혹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한편, 한국의 홀트아동복지회는 가디언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