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우량주 지수(S&P100)에서 퇴출당한 나이키에 대한 주요 외신의 평가다. 나이키(NIKE)가 누구인가. 미국 프로 스포츠를 상징하는 브랜드다.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로 날카롭게 그린, 단순하지만 한 눈에 들어오는 스우시(Swoosh) 로고만으로도 설명이 충분하다. 마이클 조던(농구), 타이거 우즈(골프) 같은 수퍼스타의 메인 스폰서(후원자)이기도 하다.
나이키가 흔들리는 건 스스로 품질 관리, 마케팅 전략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원인 중 하나가 중국 시장에서 부진이다. 나이키의 중국 매출은 2024년 하반기부터 8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중국 토종 스포츠 브랜드가 무섭게 성장한 영향을 받았다.
중국 상하이의 안타 매장. AFP=연합뉴스
중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브랜드가 안타(安踏·ANTA)다. 1991년 딩스중(丁世忠)이 창업한 신발 제조업체에서 출발했다. 지난해 매출 802억 위안(약 16조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3.3% 늘었다. 안타는 자체 브랜드만 고집하지 않는다. 대중적인 안타부터 고가 아웃도어 브랜드까지 꾸준히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2009년 휠라(FILA)의 중국 사업권, 2019년 아머스포츠(아크테릭스·살로몬·윌슨 등 브랜드 보유), 올해 푸마 지분 29%를 인수하는 등 ‘먹성’이 좋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안타는 글로벌 브랜드를 중국의 사업 생태계에 편입하는 데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짚었다.
리닝(李寧·Li-Ning)도 빠질 수 없는 중국 브랜드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딴 중국의 체조 영웅 리닝이 1990년 창업했다. 지난해 매출 296억 위안(약 6조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3.2% 늘었다. 또 다른 주자인 엑스텝(Xtep)은 2001년 딩수이보(丁水波)가 창업했다. 대중 스포츠 브랜드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전문 러닝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41억 위안(약 3조원)이다. 1년 전보다 4.2% 늘었다.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에서 나이키 매장 뒤로 중국 토종 브랜드 리닝 매장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들 브랜드가 약진한 배경에는 중국 소비자의 자국 브랜드 선호, 일명 ‘애국 소비’를 뜻하는 ‘궈차오(國潮)’ 열풍이 있다. 여기에 현지 소비자 취향을 빠르게 반영한 제품 개발, 적극적인 온라인 플랫폼 공략, 중국 토종 스포츠 스타와 국가대표 후원 등 요인이 겹쳤다. 중국에선 전기차(BYD)를 비롯해 화장품과 커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토종 기업이 서구 브랜드를 밀어내고 있다. 스포츠 용품뿐 아니라 중국과 경쟁하는 어떤 브랜드라도 나이키의 굴욕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