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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누가 현금 환전하니?”…찬밥 신세 된 은행 공항 점포

중앙일보

2026.10.23 14:00 2026.10.24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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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인천공항 전망대를 찾은 시민이 항공기들을 바라보는 모습. 뉴스1

지난 4월 인천공항 전망대를 찾은 시민이 항공기들을 바라보는 모습. 뉴스1


한때 해외여행객의 환전 수요가 끊이지 않던 공항 은행 점포가 어느새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비대면 환전과 해외 카드 결제가 보편화하자, 은행 입장에서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부담스러워지면서다.


24일 한국공항공사 김해공항에 따르면 국제선 터미널 은행 영업점 등 6곳에 대한 운영 사업자 5차 재공고 입찰이 유찰됐다. 지난 8월 있었던 1차 입찰부터 4차 입찰까지는 응찰한 은행이 없어 유찰됐고, 5차 입찰부터는 BNK부산은행만 응찰했다. 최초 입찰 당시 연간 76억원 규모였던 임대료는 65억원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국가계약법상 경쟁입찰이 두 차례 이상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을 할 수 있어, 부산은행이 수의계약을 거쳐 입점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행은 지난 2019년 11월 이 공항에 입점해 7년간 해당 시설을 운영했다. 지난 2022년 신한은행이 수익성을 이유로 철수한 뒤에도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지만, 최근 계약을 더 갱신하지 않아 입찰이 진행됐다. 올 상반기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607만명으로 전년 대비 23.2% 늘었다. 공항 이용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정작 은행 유치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환전이 일상화한 상황에서 공항에서 4%대 수수료를 내 가며 환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공항 내 은행 점포 이용 고객이 줄면서, 은행도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면서 공항 점포를 유지할 유인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트래블카드 사용이 보편화한 점도 한몫했다. 트래블카드를 사용하면 현지 자동화기기(ATM)에서 현금을 인출하거나, 카드로 바로 결제해도 대부분 이용 수수료가 면제된다. 하나금융의 ‘트래블로그’의 누적 환전액은 지난달 말 기준 8조원을 넘어섰고, 신한금융의 ‘쏠(SOL)트래블’ 카드는 누적 발급량 300만 장을 돌파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은행 체크카드 외에 카드사 상품 라인업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지난 6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표시돼 있다. 뉴스1

지난 6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표시돼 있다. 뉴스1


결제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다른 지방 공항 역시 ‘은행 없는 공항’이 될 뻔한 위기를 한 차례씩 겪었다. 지난 2018~2019년엔 김포·청주공항 입점에 은행들 참여가 저조해 유찰이 반복됐다. 결국 한국공항공사가 임대료를 절반 이상 낮춰 신한은행과 수의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마무리됐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현재 입점한 국민·우리·하나은행과의 계약이 2033년 말에 만료된다. 다만 인천공항의 경우 국내 최대 관문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은행들이 수백억원의 임대료를 감수하는 측면이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에 들어오는 수많은 외국인 고객에게 은행의 첫인상을 전달한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고, 외국인 대상 선불충전카드를 영업하기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인천공항의 경우 공항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단순히 환전뿐만 아니라 상주 직원 대상 영업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효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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