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아시아계 주 하원의원들이 공동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샘 박 원내총무가 발언하고 있다. 장채원 기자
조지아주 젊은층과 유색인종 사이에서 중간선거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면서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되찾기 위한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20년째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하원을 탈환할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샘 박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는 23일 AAPI(아태계) 코커스 소속인 롱 트랜·마빈 림 의원과 함께 도라빌 필리핀 식당 카마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승리를 위해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박 원내총무는 “2020년 라파엘 워녹 연방 상원의원이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 덕분에 인슐린 가격을 낮추는 등 처방약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며 “조지아주는 이제 명실상부 소수자 다수 지역(majority-minority state, 비히스패닉 백인 비율이 과반 이하로 떨어진 주)이다. 우리를 대변해 행동하는 의회와 정부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조지아는 2024년 처음 비백인 인구가 50%를 넘어섰다.
조지아 민주당은 2004년 이후 하원에서 과반을 차지한 적이 없다. 공화당은 2000년대 초반부터 주지사와 주 상하원을 장악한 ‘트라이펙타'(trifecta)와 주정부 요직 3자리(주지사, 법무장관, 국무장관)을 모두 차지한 ‘트라이플렉스'(triplex)를 이끌고 있다.
미쉘 강 주 하원의원 후보가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장채원 기자
민주당이 하원 과반 의석인 91석을 확보하려면 올해 10석을 더 얻어야 한다. 현재 경합 선거구로 분류되는 곳은 총 13곳이다. 이중 하나인 99선거구(스와니·둘루스·슈가힐)의 미쉘 강 주 하원의원 민주당 후보는 이날 “공화당 일당독점 체제는 조지아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을 강화하는 법안(HB 1105)이 제정되는 결과를 낳았다”며 “이민사회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하원 다수당 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가 공화당 우세의 관성을 극복할 호기라는 게 민주당 인식이다. 역시 트럼프 집권 2년차에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하원 11석을 늘렸다. 이란전 장기화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관세 전쟁,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그때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5일 트라이펙타가 깨질 곳으로 텍사스, 메인과 함께 조지아를 꼽았다. 사전투표에서 민주당 주요 지지층인 청년층과 유색인종의 투표율이 높게 나오는 점도 기대를 키운다. 23일 기준 146만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는데 이는 2022년 선거 대비 5% 높다. 30세 미만 유권자의 투표율은 54%, 흑인 유권자는 33% 올랐다. 지난 선거에 투표소를 찾지 않았던 흑인 8만명, 아시안 1만명이 벌써 투표를 마쳤다.
민주당이 공략 가능한 유권자 그룹은 아시아계다. 이미 아시아계는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조지아 내 AAPI 인구는 68만8094명으로 10년만에 57% 증가했다. 이중 유권자는 36만 8433명이다. 특정 지역에 몰려 거주하는 경향도 정치력 결집에 유리하다. 2023년 기준 포사이스 카운티의 20%, 귀넷 카운티의 14%가 아시안 인구다. 박 원내총무는 “아시아계 커뮤니티는 조지아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종이자 유권자 집단”이라며 “특히 한인 인구 유입세가 가파른 조지아는 한인 정치인을 늘려야 우리가 가진 정당한 우려 사항들을 정책에 제대로 반영할 수 있다”고 했다.
본 투표일 전 마지막 휴일인 이번 주말 시민단체들도 아시아계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막판 총력전에 나설 전망이다.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협회(AAAJ)는 23일부터 27일까지 한인 시니어센터인 ‘조이너스 케어’를 비롯해 한인 마켓, 카페 등을 돌며 투표 독려 행사를 연다. 한인 유권자 지원단체인 KAVAT은 24~25일 둘루스 쇼티하웰 공원 투표소에 한국어 통역원을 배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