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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불륜 목격한 7살 아들…29년 뒤 50대 남녀 살해했다

중앙일보

2026.10.24 20:01 2026.10.2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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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칼에 찔려 죽었어요… 피투성이예요, 제발 빨리 와주세요! "

다급한 112 신고의 발신지는 경기도 A시의 조용한 한 식당이었다. 사건을 접수하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식당 옆 바닥에는 피가 번져 있었고, 안쪽에는 한 남성이 쓰러져 있었다.
다수의 자창(刺創·칼에 찔린 상처), 피범벅이 된 옷. 누군가에게 ‘복수’라도 하듯 격렬한 감정이 느껴졌다. 이미 숨이 멎은 피해자는 50대 남성이었다.

현장에서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즉시 통화 기록을 확인했다. 마지막에 통화한 인물 이모씨가 유력한 용의자였다.

늦은 저녁, 그가 경찰서에 제 발로 찾아왔다. 이용배(가명), 36세. 조사실에서 마주한 그는 말수가 적고,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진술은 꾸밈이 없었다. 다만 삶이 그를 어떻게 짓밟았는지를 조용히 증언했다.

어릴 적, 용배는 부모님과 어린 동생과 함께 작은 단칸방에서 살았다. 넉넉하진 않았지만, 부모가 있고, 식구가 있었다. 평범하다고 믿었던 그 시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 날, 방과 후 친구들과 놀다 늦게 귀가한 용배는 낯선 장면을 마주했다. 문틈으로 목격한 건 어떤 남자의 목소리, 그리고 어머니의 실루엣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를 마치고 돌아왔더니, 어머니가 보이지 않았다. 작별 인사 한마디 없이 어머니는 가출했다. 그때 그는 만 일곱 살, 동생은 겨우 다섯 살이었다.

아버지는 무너졌다. 늘 들고 다니던 공구 대신, 술병을 손에 쥐기 시작했다. 말 대신 욕설이 나왔고, 손이 먼저 올라가는 날이 늘었다.
형제는 아버지가 잠들 때까지 동네를 배회하다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재혼에도 실패한 아버지는 두 아들 앞에서 독극물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결국 형제는 시설에 맡겨졌다. 그곳에도 따뜻함은 없었다. ‘부모 없는 아이’라는 낙인은 이들을 고립시켰다. 학교에선 또래들에게 따돌림을 당했고, 시설 내에선 폭력과 억압을 버텨야 했다. 17살 되던 해, 용배는 동생을 데리고 시설을 탈출했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차가웠다. 용배는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했다. 그는 동생의 유일한 가족이자 보호자였다. 남들이 물어볼 때마다 “부모님 일찍 돌아가셔서요”라고 답했다. 돌아서면 눈물이 밀려왔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다. 우연히 가족관계증명서를 뗐을 때, 잊고 있던 이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어머니'.


며칠을 고민했다. 마음 한쪽이 저렸다. 버림받았다는 기억은 평생의 상처였지만, 그래도 어머니였다. 이제는 진심으로 묻고 싶었다.

왜.
왜 우리를 그렇게 버려야 했는지.

3월의 어느 날, 용배는 낡은 임대아파트를 찾았다. 초인종을 누르는 손끝이 떨렸다.

낯선 노년의 여성이 문을 열었다. 몇 초간 침묵이 흐른 뒤, 그녀는 그가 누구인지 알아챈 듯 눈동자를 고정시켰다. 그러나 반가운 기색은 없었다.

말없이 등을 돌린 어머니의 뒤를 따라, 그는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섰다.

" 왜였어요? 왜 우릴 버린 거예요. "

(계속)

29년 만에 찾아간 어머니의 충격적인 대답.

그는 참지 못하고 거실을 피로 물들였다. 이후 어머니의 휴대전화를 열어 전화번호 하나를 찾았다.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그 남자. 용배는 곧장 택시를 타고 그를 만나러 갔다.

“그 말만 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겁니다.”

그날 밤 용배는 경찰에 찾아가 엉엉 울며 자수했다. 7살 아들은 왜 29년 뒤 두 명을 죽인 살인범이 됐을까. 50대 남녀의 한마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6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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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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