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스토킹 당했다”며 신고했던 40대 여성이 가해자로 지목되는 남성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전경찰청 전경. 중앙포토
대전경찰청은 25일 연인관계였던 여성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4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24일 오후 2시쯤 숨진 B씨를 발견한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17시간 40분 만인 이날 오전 7시 40분쯤 강원도 강릉에서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전날 오후 1시 55분쯤 대전 중구 한 공동주택에서 4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은 한때 연인 관계였다”고 설명했다.
A씨는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해 외국으로 도주하려 했다. 그러나 여권이 만료된 데다 경찰의 출국금지 조치가 이뤄져 어려워지자 강릉시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후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듯한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검거된 직후 경찰에 “잘못했다. 죽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회진 성평등가족부 친밀관계폭력방지과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강화 방안 관련 성평등부가족부 추진 과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B씨는 경찰에 A씨에게 스토킹을 당했다고 신고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지난해 10월 10일 A씨가 전화·문자 등 연락을 하며 스토킹한다며 112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A씨에게 접근이나 전화·문자 등 연락을 제한하는 긴급응급조치 1·2호를 내렸고, B씨에게 스마트 워치를 지급했다.
그러나 20여일 뒤인 11월 3일 B씨는 경찰서를 방문해 A씨와 화해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뒤 스마트워치를 반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도 당시 지속적·반복적 스토킹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고 사건을 불송치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1차 신고 당시에도 스토킹 혐의는 적용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27일에 다시 A씨와 B씨가 다퉜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은 피해 상황이 없는 등 당시 상황을 토대로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현장에서 종결했다. 10개월 뒤 A씨는 B씨를 살해했고, 범행 후 택시를 여러 차례 바꿔 타고 인천 등지를 거쳐 강원도로 달아났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3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되고 있다. 뉴스1
현재 A씨는 관련 진술을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현재 피해자 유족 지원을 지원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