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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가 골프장에 텐트 친 이유…“골프는 AI 실험장”

중앙일보

2026.10.24 21:24 2026.10.2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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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와 인터뷰를 하는 엘레인 치아슨(왼쪽)과 그레이엄 기퍼드 디렉터. 사진 AWS

본지와 인터뷰를 하는 엘레인 치아슨(왼쪽)과 그레이엄 기퍼드 디렉터. 사진 AWS

DP월드투어 제10회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열리고 있는 충남 천안 우정힐스CC에 아마존웹서비스(AWS) 간판을 단 텐트가 들어섰다. 클럽도 공도, 자동차도 시계도 팔지 않는 클라우드 회사가 왜 골프 대회장에 텐트를 쳤을까.

AWS는 2021년부터 PGA 투어의 공식 클라우드 제공자였고, 지난해에는 DP월드투어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AWS는 대회 기간 매일 오전 이 텐트에서 패널 세션을 연다. 엘레인 치아슨 AWS 글로벌 골프 기술 총괄과 그레이엄 기퍼드 유러피언 투어 IT 디렉터, 이경훈의 데이터 코치를 지낸 최완용 노스플로리다대 스포츠 데이터 분석 연구소장을 만났다.

데이터로 만들기 가장 까다로운 스포츠

축구나 농구는 정해진 경기장 하나를 카메라 몇 대가 내려다보면 된다. 골프는 축구장 수십 개 넓이의 코스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서는 126명이 18개 홀에 흩어져 동시에 공을 친다. 공은 300m 가까이 날아가 나무 뒤로, 언덕 너머로, 러프 속으로 사라진다. 바람과 비, 잔디 상태도 시시각각 변한다. 넓은 들판에서 동시에 날아다니는 수십 개의 공을 하나하나 쫓아 궤적과 위치를 잡아내고, 이를 의미 있는 정보로 바꾸려면 고난도의 AI 기술이 필요하다. 골프가 AI의 실험장이 된 이유다.

무대도 매주 바뀐다. DP월드투어는 26개국에서 대회를 연다. 매주 다른 나라, 다른 골프장에 작은 도시 하나를 세웠다가 허문다. 기퍼드는 “예전엔 데이터가 대회장마다, 나라마다 다른 클라우드에 흩어져 있었다. 통신이 나쁜 지역엔 지연이 큰 문제였다. 데이터를 AWS 클라우드 한 곳에 모으면서 훨씬 빨리 혁신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AWS가 만든 DP월드투어의 버추얼 트윈. 사진 AWS

AWS가 만든 DP월드투어의 버추얼 트윈. 사진 AWS

치아슨은 이를 ‘토너먼트 애즈 어 서비스’라고 불렀다. 대회 운영의 공통 요소를 표준화해 어느 나라에서든 똑같이 복제하겠다는 것이다. 치아슨은 이 기술이 투어 고유의 지식재산이 아니어서 KPGA 같은 중소 투어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DP월드투어가 수십 년간 쌓아온 경기 영상 아카이브는 약 5페타바이트다. 치아슨은 “투어에는 샷마다 쌓이는 방대한 데이터가 있는데 일부는 종이에, 일부는 엑셀에, 영상은 테이프에 흩어져 있었다”고 했다. 지금은 75~80%가 AWS 클라우드로 옮겨졌다. AI가 영상마다 선수와 샷 종류를 자동으로 태그해, 원하는 장면을 검색 한 번으로 찾는다.

코스를 통째로 복제하다

텐트 안 터치스크린에는 우정힐스의 ‘버추얼 트윈’이 떠 있다. 수천 개 센서에서 나온 100만 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로 코스를 밀리미터 단위까지 재현한 디지털 복제본이다. 땅 위 구조물뿐 아니라 땅속 배수관과 스프링클러 배관까지 담겼다. 기퍼드는 “5년 뒤 이 골프장에 다시 와도 당시 대회를 어떻게 세팅했는지 기록이 남아 있다. 말뚝을 박다가 수도관을 건드릴 일도 없다”고 했다. 투어는 다음 단계로 잔디결과 물 흐름, 기상 데이터를 AI로 분석할 계획이다. 밤새 내린 비가 티오프 시간대별로 그린 스피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계산해 핀 위치를 정하는 식이다.

그 위로 ‘AI 샷 해설’이 흐른다. AWS의 생성형 AI 플랫폼 ‘아마존 베드록’이 대회당 2만5000개가 넘는 모든 샷에 “이 선수는 이 홀에서 지난 시즌 평균보다 얼마나 잘 쳤다” 같은 문장을 붙인다. 이번 대회에선 번역 서비스 ‘아마존 트랜슬레이트’로 한국어 해설도 제공했다. 다음 단계는 해당 선수의 과거 샷 영상을 함께 띄우는 것이다. 치아슨은 “중계 카메라가 따라가는 주요 조뿐 아니라 모든 선수의 경기를 맥락과 함께 볼 수 있다”고 했다.
AWS 패널 새션에서 대화하는 엘레인 치아슨과 최완용 소장. 사진 AWS

AWS 패널 새션에서 대화하는 엘레인 치아슨과 최완용 소장. 사진 AWS


바람도 예측한다. 치아슨은 “바람 부는 오전에 친 선수가 잔잔한 오후에 친 선수보다 불리한 건 공정하지 않다”며 “예측 분석으로 티와 핀 위치를 정해 그 격차를 줄인다”고 했다. 다만 경기 중인 선수에게 실시간 데이터를 주지는 않는다. 경쟁상 이점이 생기고 베팅 문제도 걸려 있어서다.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투어의 선수 포털에서 자기 데이터를 본다.

현장 운영도 바뀐다. 개념검증 단계인 ‘컨슈머 인텔리전스 대시보드’는 매점 대기 시간과 식음료 재고, 그랜드스탠드 수용 인원을 실시간 지도에 띄우고 예측한다. 기퍼드는 “어느 매점에 가면 기다리지 않고 햄버거를 먹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코스 지도에는 과거 공이 떨어진 위치가 겹쳐져 있어, 갤러리 로프 라인을 공이 날아오지 않는 곳에 친다.

천안=성호준 골프전문기자

성호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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