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오바마 “부패·무능 2년”…트럼프 “그 유세장 텅 비어” 조롱 맞불

중앙일보

2026.10.24 23:24 2026.10.25 00:1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중간선거를 열흘 앞둔 24일(현지시간)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여전히 민주당의 대주주로 평가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날 처음으로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 나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맹공을 퍼붓자, 트럼프는 “그의 유세장은 텅 비었다”고 조롱하며 맞불을 놨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오하이오에서 열린 민주당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바마가 이번 선거 유세에 직접 등장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오하이오에서 열린 민주당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바마가 이번 선거 유세에 직접 등장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AP=연합뉴스

두 사람은 선거 전까지 미국의 주요 접전지를 돌며 전·현직 대통령간의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예정이다.


━
‘마무리 투수’ 등판…“부패와 무능의 2년”

오바마는 이날 오하이오와 미시간에서 열린 민주당 지원 유세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현대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혼란과 잔혹함, 부패, 무능의 2년”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오하이오에서 열린 민주당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바마가 이번 선거 유세에 직접 등장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EPA=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오하이오에서 열린 민주당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바마가 이번 선거 유세에 직접 등장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EPA=연합뉴스

오바마는 선거의 핵심 쟁점인 물가 문제를 부각했다. 특히 물가 상승을 견인한 이란전쟁을 “누구도 요구하거나 찬성하지 않은 불필요한 전쟁”이라고 규정하며 “전쟁과 관세가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국민의 생활비 부담을 줄이기보다 자신과 가족, 측근의 부를 늘리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며 “이렇게 국민의 세금을 노골적으로 횡령하는 대통령은 본 적이 없다“고 비난했다.

미국 곳곳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으려는 트럼프의 행동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오바마는 트럼프의 백악관 리모델링을 언급한 뒤 “그는 (주택 개조 방송) HGTV에 출연해야 한다”며 “백악관을 사담 후세인이 치즈케이크 팩토리를 연 것처럼 만들어놨다. 온통 금색”이라고 했다.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호화로운 궁전과 미국의 대중적 외식 체인 치즈케이크 팩토리를 빗대 트럼프의 화려한 백악관 장식을 비꼰 말이다.
현지시간 24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장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인 오바마 전 대통령을 향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지시간 24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장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인 오바마 전 대통령을 향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오바마가 중간선거 유세에 직접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CNN은 “오바마가 민주당의 마무리 투수 역할을 다시 한번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퇴임의 10년이 됐지만, 오바마의 스타 파워와 날카로운 재치는 여전히 트럼프의 유세에 맞서기 위해 동원하는 민주당의 핵심 자산”이라고 했다.


━
트럼프 정면 대응…“오바마 유세장 텅 비어”

조지아주에서 지원 유세를 이어간 트럼프는 자신을 직접 공격한 오바마에 대한 역공을 펼쳤다. 그는 “오바마가 미시간에 있었는데 행사장이 텅 비어 있었다”며 “그런데 그들은 ‘많은 인파가 모였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자신의 유세장의 군중 규모에 대해선 언론들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며 언론 보도가 불공정하다는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의 유세장이 비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오바마가 비판의 핵심으로 지적한 경제와 이란전쟁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오바마는 미국이 제조업 국가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틀렸다”며 “우리의 관세 정책 덕분에 거대 기업들이 다시 미국으로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세 중에는 “독일의 아우디가 조지아에 42억 달러를 투자해 다음주 공장 건설을 시작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전쟁과 관련해선 오바마 행정부 때 체결된 이란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를 “역대 최악의 합의 중 하나”라고 비판하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되는 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은 군사작전을 통해 이란의 핵농축 능력을 파괴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란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
선거 전까지 전·현직 ‘맞불 유세’ 예고

두 사람은 선거 전까지 격전지를 번갈아 돌며 전면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당장 트럼프는 25일 오바마가 연단에 섰던 미시간에서 대규모 지원 유세를 앞두고 있다. 오바마 역시 이번주 초 이날 트럼프가 찾았던 조지아에서 지원 유세에 나선다.

양당이 연방의회 다수당 지위와 주지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전·현직 대통령이 주요 격전지에서 맞붙으면서 선거전이 한층 가열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에 위치한 투표소에서 멜라니아 여사와 사전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에 위치한 투표소에서 멜라니아 여사와 사전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 팜비치 카운티 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마쳤다. 그는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자신에 대한 부패 의혹을 강조하는 민주당의 전략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진짜 부패를 봐야 한다”며 “그것은 민주당의 부패이며, 여기에는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도 포함되고 모든 민주당 인사가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루 의혹을 받는 상황을 ‘민주당도 마찬가지’라는 논리로 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사전투표와 우편투표 등에 대해 조작 의혹을 제기해왔지만,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공화당 지지층에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그는 2020년 대선 때도 플로리다에서 사전투표를 했지만, 2024년엔 선거 당일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올해 3월 플로리다주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우편투표를 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