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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배터리’ 엇갈린 전략…삼성은 속도전, LG는 신중론, 中 시각도 바뀐다

중앙일보

2026.10.25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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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위험은 거의 없고 전기차 주행거리는 확 늘려줘 ‘꿈의 배터리’로 불리던 전고체 배터리. 하지만 최근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상용화 시점이 다가올수록 비싼 가격과 대량 생산의 한계에 부딪히며 수익성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어서다.

2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향해 달리고 있지만, 페달을 밟는 강도는 다르다. 일단 속도를 내는 곳은 2027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는 삼성SDI다. 이달 6일엔 배터리 소재사인 에코프로비엠과 전고체용 양극재,고체전해질 공동개발 협약도 맺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미 고객사에 시제품을 공급하고 성능을 검증하는 중이다. 현재 협의 중인 고객사 수요에 변동은 없다”고 말했다.
AI로봇용 전고체 배터리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에서 참관객들이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라인업을 둘러보고 있다. 2026.3.11   mj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AI로봇용 전고체 배터리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에서 참관객들이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라인업을 둘러보고 있다. 2026.3.11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하지만 당장 내년에 대규모 양산에 들어가는 건 아니다. 우선 배터리가 적게 들어가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비싼 배터리값을 감당할 수 있는 초고가 프리미엄 전기차가 1차 타깃이다. 그러나 소량의 로봇과 전기차 배터리 납품만으로 의미있는 수익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국내에서 가장 오래 전고체 개발에 매달려온 만큼, 중국조차도 장악하지 못한 신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호흡을 길게 가져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는 2029년 초, 휴머노이드용은 2030년을 양산 목표 시점으로 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전고체가 시장을 단번에 대체할 ‘게임체인저’라기 보다는 시장을 확장시키는 ‘마켓 익스텐더(Market Extender)’ 정도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발간한 자체 보고서에서 전고체를 미래 기술로 소개하며 ‘게임체인저’라고 띄웠던 것과 비교하면 신중해진 태도다. SK온 역시 지난해 전고체 파일럿 생산라인을 준공하며 개발을 이어가면서도, 상용화 시점은 2029년 이후로 잡고 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은 성능이 삼원계 배터리보다 떨어져도, 값이 싼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주류로 자리잡았다. 전고체가 비싼 가격으로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전고체 가격을 감내할 수 있는 차가 몇 대나 되느냐가 문제다. 이젠 기술을 넘어 산업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는데, 단기간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기술적 장벽도 넘어야 한다. 고체 소재끼리 잘 붙지 않거나, 충·방전 과정에서의 균열, 생산 수율 등의 문제가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실험실에서 만드는 것과, 공장에서의 대량 생산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했다.

중국에서도 회의론이 나온다.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CATL의 니쥔 최고제조책임자(CMO)는 지난달 “전고체 배터리의 단기간 내 상용화 가능성은 매우 낮다. 대규모 상용화는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CATL·BYD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도 본격 상용화 시점을 2030년경으로 잡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전고체 배터리를 한국이 먼저 깃발을 꽂아야 할 시장이라고 강조한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 교수는 “수십년간 전고체를 외쳐왔는데, 이제는 제품으로 기술을 입증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상영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중국이 전고체 표준을 만들고 시장을 점유하기 전에 한국이 먼저 기준을 만들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의 ‘반값 배터리’ 물량 공세에서 기술력을 앞세운 ‘고급화’ 전략으로, 결국 전고체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석좌교수는 “대량 생산은 어렵지만 전고체 기술 방향성은 맞다. 가격 경쟁이 어려운 국산 배터리는 결국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남윤서.나상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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