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시즌 10승을 달성한 직후 열 손가락을 펴 왕관을 쓰는 듯한 세리머니로 자축하는 안세영. EPA=연합뉴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연승 행진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를 질주 중인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50경기 연속 승리와 함께 시즌 10승 고지에 올랐다.
안세영은 25일 프랑스 파리의 아레나 그랑 파리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프랑스오픈(수퍼750) 여자단식 결승에서 랭킹 11위 푸살라 벤카타 신두(인도)에 게임 스코어 2-1(16-21 21-11 21-12)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지난 2019년과 2024년, 지난해에 이어 이 대회에서 3년 연속이자 통산 4번째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절대 강자’라는 수식어로도 올 시즌 경기력을 표현하기엔 부족하다. 안세영은 올해 공식전 67경기에서 66승(1패)을 거둬 시즌 승률 98.5%의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10승 고지에 오른 그는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에서 랭킹 2위 왕즈이(중국)에 0-2로 패한 이후 시작한 연승 행진을 50경기까지 늘렸다. 상대 신두와의 맞대결 전적 또한 11전승으로 차이를 더욱 벌렸다. 그 중 9경기가 2-0 완승이다.
프랑스오픈 우승이 확정되자 포효하는 안세영. EPA=연합뉴스
왕즈이와 야마구치 아카네(일본·3위) 등 세계랭킹 최상위권 경쟁자들이 일찌감치 탈락한 상황에서 인도의 국민영웅 신두는 안세영의 대항마가 되지 못했다. 초반부터 과감히 공격하는 변칙 운영으로 첫 게임을 21-16으로 가져갔지만, 이후 패턴을 읽은 안세영이 템포를 끌어올려 흐름을 바꾸자 버텨내지 못 했다. 이어진 두 게임은 안세영이 각각 21-11과 21-12로 손쉽게 마무리했다. 경기 내내 굳은 표정이던 안세영은 61분간의 승부 끝에 우승이 확정되자 비로소 활짝 웃으며 특유의 화려한 세리머니로 관중들의 흥을 돋웠다.
부상을 딛고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우승 트로피의 가치가 남다르다. 안세영은 이 대회에 앞서 참가한 덴마크오픈 결승전 도중 미끄러지며 발을 삐끗했다. 이 과정에서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위를 다쳤다. 검진 결과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매 경기 무릎 주위를 두꺼운 테이핑으로 감싸는 등 오른 다리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부담이 가중됐다.
결승에서 맞붙은 인도의 국민영웅 푸살라 벤카타 신두(왼쪽)와의 상대전적은 11전승으로 더욱 벌어졌다. 그중 9경기를 2-0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EPA=연합뉴스
지난 24일 치른 준결승전에서 위험 신호가 포착됐다. 오쿠하라 노조미(일본·9위)를 상대하며 1게임을 21-12로 가볍게 따냈지만, 이어진 2게임에서 큰 동작을 유도한 상대 플레이에 말려 고전하다 21-19로 힘겹게 이겼다. 상대 선수 뿐만 아니라 떨어진 체력·심해지는 통증과도 싸워야 했다. 안세영은 “가급적 몸 상태를 신경 쓰지 않으려 하지만, 많이 힘든 건 사실”이라면서 “(아킬레스건 통증 또한) 참을 수 있는 정도라 경기를 뛰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안세영에게 올해 잔여 일정은 신기록 작성을 위한 보너스 무대가 될 전망이다. 왕중왕격인 파이널스를 포함해 3개 대회 정도를 더 소화할 예정인데, 두 대회 이상 우승을 추가하면 지난해 자신이 세운 한 시즌 최다 우승 기록(11승)을 뛰어넘는다. 수지 수산티(인도네시아)의 종전 기록(46회)을 돌파해 48차례 정상에 오른 통산 우승 부문 또한 올해 중 50번째 승전보를 전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보유한 시즌 최고 승률(94.8%) 경신 또한 확실시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