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 상승…근로자 부담은 평균 7471달러로 9% 급증 소기업 직원 부담 9687달러…내년 두 자릿수 인상 가능성
직장 의료보험 비용이 임금 상승분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직장을 통해 가입하는 가족 건강보험 비용이 올해 연 2만8000달러를 넘어섰다. 보험료 상승 속도가 임금 상승률을 크게 앞지르면서 직장인들의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건강정책 비영리기관 카이저가족재단(KFF)가 22일 발표한 '고용주 건강보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직장 제공 가족 건강보험의 연평균 보험료는 2만8303달러로 지난해보다 5% 상승했다. 웬만한 신차 한 대 가격을 매년 건강보험료로 지불하는 셈이다.
보험료 대부분은 고용주가 부담하지만 직원이 직접 내는 금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가족플랜 가입 근로자의 평균 부담액은 7471달러로 지난해보다 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 임금 상승률은 3.7%에 그쳐 보험료 부담 증가 속도가 임금의 두 배를 웃돌았다.
회사 규모에 따른 격차도 크다. 소규모 기업 직원은 가족 건강보험료로 평균 9687달러를 부담했다. 직원 200명 이상 기업 근로자보다 평균 2847달러 더 많았다.
KFF 조사는 직원 10명 이상인 민간 및 비연방 공공기관 1900여 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현재 65세 미만 미국인 가운데 약 1억5700만명이 직장을 통해 건강보험에 가입해 있어 직장보험은 의료보험 시스템의 핵심 축이다.
기업들은 급증하는 의료비를 억제하기 위해 직원 부담 보험료와 디덕터블을 높이는 한편 비만치료제 보장도 축소하고 있다. 직원 5000명 이상 대기업 가운데 비만 치료 목적으로 위고비·젭바운드 등 GLP-1 계열 약물을 보장하는 비율은 지난해 43%에서 올해 33%로 감소했다. 직원 200명 이상 기업 전체로 보면 보장 비율은 18%에 불과했다.
내년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민간 복리후생 컨설팅업계에서는 2027년 기업의 건강보험 비용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 근접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고 KFF 측은 밝혔다.
병원비와 행동건강 서비스 지출 증가도 보험료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의료비 청구 과정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비용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건보사인 블루크로스블루실드는 AI를 이용한 병원 청구가 2023~2025년 자사 비용을 9억4200만달러 추가 증가시킨 것으로 추산했다.
결국 근로자 입장에서는 임금이 오르더라도 건강보험료가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실제 가처분소득이 압박받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 말 2027년 직장보험 오픈 등록을 앞두고 직원들이 부담해야 할 보험료와 디덕터블이 얼마나 더 오를지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