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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세금에도 팁을 내라고?

Los Angeles

2026.10.25 18:00 2026.10.2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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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훈식 경제부 기자

우훈식 경제부 기자

요즘 식당에서 계산서를 받아들면 음식값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바로 팁이다. 과거에는 세금을 제외한 음식값을 기준으로 15~20%의 팁을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태블릿이나 카드 결제 단말기가 보편화하면서 판매세까지 포함한 총액을 기준으로 18%, 20%, 22% 등의 추천 팁을 제시하는 식당이 많다. 그런데 이는 소비자에게 음식값뿐 아니라 정부에 납부하는 세금에까지 팁을 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퓨리서치센터가 2023년 소비자 1만1945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는 5년 전보다 팁을 요구하는 곳이 늘었다고 답했다. 40%는 결제 화면의 추천 팁 제시에 반대했으며, 찬성은 24%에 그쳤다. 자동으로 팁이나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는 관행에 반대한다는 응답도 72%에 달했다.
 
실제 팁 비율은 얼마나 될까. 결제 플랫폼 토스트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자료에 따르면 국내 풀서비스 식당의 평균 팁 비율은 19.1%, 패스트캐주얼 식당은 15.8%였다. 포장 주문에 팁을 남긴 고객들의 평균은 13.8%였다. 팁이 외식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은 만큼, 몇 퍼센트를 내느냐 못지않게 무엇을 기준으로 계산하느냐도 중요하다.  
 
문제는 팁 비율보다 계산 기준이다. 음식값이 100달러이고 판매세가 10% (LA시는 10.25%)라고 가정했을 때, 세전 금액을 기준으로 20% 팁을 내면 20달러지만 세금이 포함된 110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22달러가 된다. 같은 20% 팁이라도 실제로는 음식값의 22%를 내는 것이다. 4인 가족이 200달러어치를 먹었다면 차액은 4달러로 늘어난다. 한 번은 적은 금액이지만 외식이 반복되면 부담은 쌓인다. 이 추가 금액은 서비스가 더 좋아서 내는 돈도 아니다. 단지 팁 계산에 세금을 포함했다는 이유만으로 발생하는 비용이다.
 
소비자의 세금 납부는 의무지만, 세금에까지 팁을 내야 할 이유는 없다. 판매세는 식당이 제공한 서비스의 대가가 아니라 정부에 납부하는 세금이다. 그런데 업소 측이 세후 금액을 기준으로 추천 팁을 제시하면 소비자는 자신도 모르게 세금에 대한 팁까지 지불하게 된다.
 
특히 소비자들은 간간이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면에 표시된 추천 팁을 선택해야 하는 심리적 압박까지 받는다. 추천 팁이 세전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됐는지, 세후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됐는지 확인할 겨를도 없이 결제를 마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팁은 서비스에 대한 자발적 감사 표시라는 본래 취지가 흐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세금이 포함된 금액을 기준으로 팁을 추천하는 것은 불법일까. 팁은 원칙적으로 소비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금액으로, 추천 팁을 반드시 세전 금액으로 계산하도록 하는 법적 조항은 없다. 다만 추천 팁의 금액이 실제로 어떻게 산출됐는지 불분명하고, 또 소비자가 오인하도록  표시를 했다면 소비자보호법의 위반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허용된다고 해서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계산 방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반대로 팁에 세금이 붙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업소는 18~20%의 팁을 의무적으로 부과하는데 이에는 판매세가 적용된다. 가주조세수수료국(CDTFA)에 따르면 고객이 자발적으로 지급하는 팁에는 판매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식당이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팁이나 서비스 요금은 원칙적으로 판매세 과세 대상이다. 결국 소비자는 음식값뿐 아니라 각종 수수료와 의무 팁, 판매세까지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디지털 기술은 계산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소비자가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까지 쉽게 지불하도록 만들었다. 식당은 추천 팁이 세전 금액인지 세후 금액인지 명확히 밝히고, 선택도 소비자가 부담 없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카드 단말기를 들고 기다리는 서버와 소비자 사이의 불편한 기 싸움도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팁은 서비스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지, 세금에까지 부과되는 또 하나의 세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훈식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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