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대신 감미료를 넣어 당 함량을 낮춘 식품에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들어 있다는 표시를 할 수 없게 된다. 당류가 적다는 점에 혈당 관련 기능성까지 강조하면 소비자가 탄산음료 등을 혈당 관리에 유익한 식품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감미료를 사용해 저당 기준을 충족한 식품의 식후 혈당 상승 억제 관련 기능성 표시를 제한하도록 지난 23일 관련 고시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개정 규정은 2028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저당 기준은 식품 100g당 당류 5g 미만, 액상 식품은 100mL당 2.5g 미만이다. 기존에는 감미료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저당 기준 등 요건을 충족하면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원료가 들어 있다’는 표시가 가능했다. 앞으로는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저당 기준 등 요건을 충족한 식품에만 해당 표시가 허용된다.
예를 들어 식후 혈당 상승 억제 기능성 원료인 난소화성 말토덱스트린이 들어 있더라도, 감미료를 사용해 저당 기준을 맞춘 식품에는 혈당 관련 기능성 표시를 할 수 없다. 원료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표시하더라도 소비자는 제품 자체가 혈당 관리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이 같은 논란은 2020년 12월 도입된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 이후로 불거졌다.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기능성 원료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표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후 기능성 원료를 넣은 탄산음료 등이 출시되면서 소비자가 일반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혼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22년 식약처 국정감사에서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칠성사이다 플러스’를 사례로 문제를 제기했다. 혈당 관련 기능성을 내세운 홍보가 당뇨병 환자에게 탄산음료 섭취를 권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취지였다. 당시 오유경 식약처장도 소비자 오인·혼동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인정했다.
식약처는 이번 개정이 감미료 사용이나 저당 식품의 제조·판매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당류가 적다’는 영양적 특성과 ‘혈당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원료가 들어 있다’는 기능성 표시가 결합하면서 생길 수 있는 오인을 막겠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소비자가 제품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식품 표시 기준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