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26일 미국 에너지기업 알파오메가파워(AOP)와 삼원계 배터리 에너지저장정치(ESS) 솔루션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사진 삼성SDI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주류인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삼성SDI가 삼원계 배터리로 대규모 공급 계약을 따냈다.
삼성SDI는 미주법인(SDIA)이 미국 에너지기업 알파오메가파워(AOP)와 1기가와트시(GWh) 규모의 ESS 솔루션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말 1차 계약분을 더하면 1.5GWh다. 물량은 연내 공급되며, AOP는 이를 내년 텍사스주에서 착공하는 대형 전력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계약 금액은 비공개다. 업계에선 ESS 솔루션 가격을 통상 1킬로와트시(kWh)당 160~200달러로 본다. 1GWh면 1억6000만~2억 달러, 원화로 2100억~2600억원 수준이다.
배터리는 셀을 감싸는 모양에 따라 각형과 파우치형 등으로 나뉘는데, 이번에 삼성SDI가 공급하는 배터리는 각형 배터리다. 각형은 셀을 단단한 금속 캔에 넣은 형태로, 얇은 필름 주머니에 담는 파우치형보다 충격에 강하고 화재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미에 공장을 둔 비(非)중국계 배터리 업체 중 ESS용 각형 배터리를 만드는 곳은 삼성SDI뿐이다.
이번에 파는 건 셀이 아니라 ‘SBB(Samsung Battery Box) 1.7’이라는 솔루션이다. 각형 배터리 셀뿐 아니라 냉각·화재 진압 장치와 배터리 상태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등을 약 6m 길이의 컨테이너에 함께 담았다. 배터리 셀만 납품하는 방식과 달리 고객사가 여러 장치를 별도로 조립할 필요가 적어 설치가 간편하다.
배터리 소재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을 쓰는 삼원계다. 공간 제약이 적은 ESS에는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이 긴 LFP 배터리를 주로 사용한다. 삼원계는 값이 비싼 대신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전기를 담고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낸다. 전력망은 공급과 수요가 맞아야 주파수(60Hz)가 유지되는데, 발전소 고장 등으로 균형이 깨지면 ESS가 순식간에 전기를 내보내거나 흡수해 이를 맞춘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큰 힘을 내야 하는 프로젝트에선 삼원계가 유리하다는 게 기업 측 설명이다.
생산은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인 인디애나주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이 맡는다.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지만 미국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자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돌려 지난해 10월부터 출하하고 있다. 패브리스 허드리 SDIA ESS팀장(부사장)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현지 생산으로 북미 ESS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