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 두번째),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첫번째)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7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장진영 기자
영화 ‘암살자(들)’의 후폭풍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47주기 추모식까지 이어졌다.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정희용 사무총장과 임이자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송언석·이진숙 의원 등 국민의힘 주요 인사가 모두 모인 이날 추모식에선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 ‘암살자(들)’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나경원 의원은 추도사에서 “북한은 반세기 동안 이 비극의 책임을 부인하고 왜곡해왔고, 최근 우리 사회 안에서도 육 여사 피살 사건을 음모론으로 오염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다”며 “왜 저들은 그리도 박정희 대통령님을 깎아내리려 할까. 두려운 것”라고 영화를 겨냥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과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7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진숙 의원도 “나라를 세운 역사를 부정하고 나라를 지킨 희생을 폄훼하며 산업화의 성취마저 깎아내리는 세력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헌정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며 “국가 안보를 허무는 정치에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추모식 직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좌파들의 무분별한 왜곡과 영화 한 편, 저급한 선동으로 위대한 역사를 감출 수 없다”고 직격했다.
추모식에 참석한 박 전 대통령 차녀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아버지를 악인으로 두 번 돌아가시게 할 수는 없다”며 약 15분에 걸쳐 암살자(들) 내용을 반박했다. 그는 육 여사 저격범 문세광씨를 두고 “올림픽 사격 선수 출신들과 경찰 등 증언을 들어보니, 문씨는 ‘문 사수’라 불릴 정도로 사격에 능했다”며 “문씨가 저격한 총탄에 어머니가 숨을 거뒀다. 제 말이 99% 맞으니 손주들이 물어보면 이렇게 얘기하라”고 호소했다.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대통령 묘소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서거 제47주기 추모식에서 유족 발언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장내가 과열되며 추도사에 나선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을 향해 거친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권 장관이 단상에 서자 일부 참석자들은 “꺼져라! 내려와라!”고 소리쳤다. 아우성 속에서도 권 장관은 “전직 대통령과 영부인의 추모식엔 모든 국민이 하나로 모여서 추모를 해야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보훈부가 각별히 챙기라고 전했다. 추모식이 통합과 화합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 장관이 발언하는 내내 고성과 욕설이 오가자 사회자가 이를 제지하기도 했다.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7주기 추모식. 한 참석자가 '영화 '암살자(들)' 상영을 중단하라'는 포스터를 들고 있다. 류효림 기자
오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렸다. 오 시장은 “오늘(26일) 각별히 박정희 정신과 함께 그 역사적 책임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긴다”며 “대한민국이 더 부강해지는 만큼 국민의 삶의 질도 나아지도록 소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각별히 더 자애로우셨던 육 여사가 더욱 그립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장 대표와 만나 웃으며 악수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헌화 이후
오 시장은 장 대표에게 “상고를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줘서 고맙다”고 했고, 장 대표는 “당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오 시장의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일인 지난 23일에도 장 대표는 오 시장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당연한 결과지만 너무 고생하셨다. 당에서는 상고 포기하도록 목소리 내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방명록에 ‘내 일생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박정희 정신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건립’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