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대통령 묘소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서거 제47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여야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무죄를 두고 격돌했다.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관련 발표 자료(PPT)에 국정감사가 파행되기도 했다.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왜 오 시장 재판에 대해서는 증거와 객관적 사실을 외면했냐. 피고인이 몰랐다 하면 끝이냐”고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을 몰아붙였다.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이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는데, 이게 잘못된 판결이라는 주장이었다.
이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마치 황제가 되는 듯이 정치 재판을 하고 있고, 정치 지시를 하고 있다. 이런 조 대법원장, 탄핵만이 정답”이라는 주장도 폈다. 같은 당 김기표 의원도 “전체적으로 엉망진창인 판결”이라며 “(오 시장 후원회장) 김한정이 이야기한 그대로 판결문을 쓴다”고 거들었다.
이에 노 처장은 “대법원장님을 포함한 대법원이나 또는 행정처에서 (오 시장 재판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만약 판결에 어떤 법리적인 문제가 있다면 상소 제도를 통해서 충분히 시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증거가 차고 넘침에도 법원이 이상했다”며 재차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서영교 위원장과 국민의힘 박형수 간사와 의원들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법제처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언쟁을 벌이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로 역공했다. 곽규택 의원은 “오 시장은 판결을 성실히 받아 무죄 판결을 받았다”며 “(민주당은) 이 대통령 사건을 왜 빨리 재판하지 않느냐부터 항의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도,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을 심리 중인 재판부도 모두 서울고법 형사7부인 만큼 이 대통령이 재판을 받으면 된다는 주장이었다.
곽 의원은 또 “오 시장에 대한 무죄 선고가 난 것을 갖고 대법원장을 탄핵해야 할 사유가 늘었다는 게 제정신인가”라며 민주당의 탄핵 주장을 반박했다. 박형수 의원도 “특정 판결에 대해 정치적 입장을 담아 공격하는 건 대단히 잘못됐다”며 “탄핵 사유를 찾기 위해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건 국정조사 목적과 취지에 어긋난다”고 했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뉴스1
공방을 주고받던 여야는 김현지 실장 관련 질의가 나오자 더욱 강하게 충돌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띄운 PPT가 발단이었다. PPT에는 ‘이 대통령 변호인들의 주요 공직 선출’이라는 문구와 함께 김 실장이 이들을 관리하고 있다는 취지의 의혹이 담겼다.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박균택·양부남 민주당 의원의 이름도 PPT에 포함됐다.
이에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허위사실을 올려도 되냐”고 고성을 질렀고, 박균택 의원은 “내가 무슨 관리를 받냐”고 따졌다. 반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현지 나올 때마다 엄청 열심히 한다”고 맞받아쳤다. 여야는 “이재명 변호로 배지를 달았다”거나 “김건희 덕분에 공천받았다”며 서로를 맹비난했다.
서 위원장은 여야 간 고성이 커지자 결국 25분가량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서 위원장에게 “(여당) 마음에 드는 질의를 해야 하는 거냐. 이건 검열”이라고 항의했다.
재개된 국감에서 김민전 의원은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가 진술을 바꾸자 설주완 당시 변호사를 질책하고 사임 요구한 것이 김현지 실장이라고 설 변호사가 말했다”며 “김 실장이 (이 대통령 관련 재판) 변호인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지 물음표를 갖게 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에서 업무를 담당한 사람이 해당 인물을 만난 적 있다는 것만으로 ‘관리를 받았다’고 하는 것은 동료 의원에 대한 엄청난 모욕”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대법원장 권한 문제에 대한 공방도 있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대법원장 1인에게 사법부의 모든 권력이 집중돼 있다”며 “인사권, 대법관 제청, 판사 임명, 법원장이나 수석부장판사에 대한 보직권을 법원조직법에 근거해 다 갖고 있다. 행정권, 예산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에 노 처장은 “(대법관들이) N분의 1을 갖고 있다”며 “세계적 수준에 이르는 우리 사법부에 대한 지나친 폄하”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