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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에 밀려나자 ‘귀한 몸’ 된 구형 D램…日 소부장도 웃었다

중앙일보

2026.10.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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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노트북을 판매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정보기술(IT) 기기 판매가도 급등 추세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노트북을 판매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정보기술(IT) 기기 판매가도 급등 추세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이 이어지며 반도체 업계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구형 D램 공급난으로 중고 D램 시장이 확산되는 한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경쟁력을 앞세운 일본은 반도체 시장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계를 중심으로 중고 D램 재활용 시장이 활성화하고 있다. 기존 스마트폰이나 PC, 서버 등에서 메모리 칩을 분리해 성능 검사와 세척 등 재생 작업을 거쳐 판매하는 것으로 주로 저가형 스마트폰에 탑재된다.

삼성전자의 1세대 10나노급(1x) DDR4 D램 모듈.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1세대 10나노급(1x) DDR4 D램 모듈. 사진 삼성전자

대만 테크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보통 5~6년간 사용한 저전력 D램 ‘LPDDR(Low Power DDR)4’ 중고 제품이 주로 거래되고 있으며 가격은 신제품의 40~50%대로 형성돼 있다. 중국 현지에는 각 국의 중고 정보기술(IT) 기기와 미국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했던 D램이 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저렴한 재활용 D램을 사용하며 메모리 가격 급등에 대응하고 있다”며 “이들 업체는 올해 3분기 말 이후 생산 목표와 실적 전망 등을 다시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재활용 D램까지 찾는 이유는 범용 D램인 DDR4의 공급량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은 기존 생산시설을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나 서버용 D램 위주로 재편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내년 DDR4 공급량은 올해보다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형 D램인 DDR4의 가격이 현재 주력 제품이 DDR5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영국 IB 바클레이스는 최근 3개월간 DDR4의 계약 가격이 24% 오르며 DDR5의 가격 상승률(20%)을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일본 반도체기업 라피더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반도체기업 라피더스. 로이터=연합뉴스

메모리 업계가 고수익 제품 생산에 집중 투자하자 일본 소부장 업계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다. 23일 일본반도체제조장치협회(SEAJ)가 발표한 9월 일본산 반도체 제조장비 판매액은 6290억4000만 엔(약 5조30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2% 증가했다. 두 달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이다.

최근 일본 경제산업성은 정부가 출자한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3년간 4000억엔(약 3조3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소부장 분야 영향력을 반도체 제조 분야로 확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는 “일본은 반도체 소재 시장의 50%, 장비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국가”라며“반도체 제조 주도권은 내줬지만 소부장 경쟁력을 바탕으로 여전히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경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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