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심 인터뷰] 경합지 민주당 우세 3%P 그쳐 민주당 좌경화에 중도층 이탈 주류언론의 확증편향 경계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 플로리다주 공화당 선거 유세에 참석해 손으로 관중들을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
대다수가 한 쪽을 가리키는 상황에서 반대쪽으로 가기는 쉽지 않다. 이번 중간선거가 그런 양상이다. 민주당의 승리 전망이 압도적이다. 그럼 트럼프 2기 후반부엔 정말 여소야대가 될까.
소수 의견이지만, 공화당이 연방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방어하는 예상 밖의 결과를 바라보는 전망도 있다. 2016년과 2024년 대선 때 나타났던 여론조사와 민심의 간극이 이번에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보수주의 시각에서 미국정치를 분석하는 마이클 심 박사가 그런 의견이다. 그는 본지 인터뷰에서 “이번 중간선거는 2016년과 2024년 대선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며 “주류 언론과 여론조사가 제시하는 전망만으로 공화당의 패배를 단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이뤄진 선거분석 매체 실버불레틴의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확률은 95%, 상원을 탈환할 확률이 76%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발표된 다수의 전국 여론조사와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전국 차원의 조사와 주요 경합지의 표심에는 차이가 있다. 최근 미국은퇴자협회(AARP)의 43개 하원 경합지 조사에선 민주당 49%, 공화당 46%로 격차가 3%포인트에 그쳤다. 민주당의 압승을 장담하긴 어려운 수치다. 다만 경합지는 2024년 대선 때 트럼프가 6%포인트 앞섰던 곳이었으니, 민주당 쪽으로 상당한 표심 이동이 나타난 셈이다. 변수는 고령층이다. 50세 이상에선 공화당 지지율이 53%로 민주당(43%)보다 높다. 연령별 투표율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구조다.
선거구 재획정도 여론조사엔 잡히지 않는 변수다. AP 등에 따르면 공화당에 유리한 선거구가 텍사스에서 최대 5곳, 플로리다에서는 4곳, 오하이오에서는 2곳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도 캘리포니아에서 최대 5개 의석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도록 선거구를 재조정했다. 심 박사는 “선거구 재획정만으로 하원 전체의 승패를 가릴 순 없지만,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분명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런 구도에서 심 박사가 주목하는 대목은 중도층 표심이다.
“미국 중간선거에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일정한 흐름이 있다. 대선에서 승리한 정당은 2년 뒤 중간선거에서 지지층의 투표 참여가 줄어드는 반면, 야당은 의회 탈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결집한다. 이런 흐름으로만 보면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는 게 자연스럽지만, 올해는 여러 변수가 있어 중도층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 내부의 정치적 변화도 주목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급진 좌파인 민주사회주의연맹(DSA)의 당내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핵심 지지층인 중도·서민층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자와 서민의 정당을 자처해 온 민주당이 고학력 대도시 엘리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전통적 지지 기반과의 간극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DSA가 정계의 큰 주목을 받곤 있지만 실제로 전국적인 지지 기반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민주당 내부의 갈등을 키우고 중도 유권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대통령과 대법원을 의회에 종속시키고 연방상원이나 교도소를 폐지하자는 그들의 강령이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심 박사는 민주당 내 노선 갈등을 보여주는 사례로 존 페터먼 펜실베이니아주 연방 상원의원을 꼽았다. 페터먼은 후드티를 입고 등원하는 등 진보 성향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여러 현안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며 공화당과도 협력하고 있다. 페터먼은 지난 9월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의 영상 메시지에 등장해 자신을 ‘상식적인 민주당원’이라고 표현하며, 트럼프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심 박사는 이를 “민주당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좌경화가 역설적으로 공화당에는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힐 기회가 됐다는 해석이다.
그가 주류 언론의 일방적인 선거 전망을 경계하는 이유는 그들의 정치적 편향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이다. 그의 눈높이엔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등 한인들이 권위지로 알고 있는 매체들조차 편향적 이념에 물들어 있는 것으로 비친다.
“오늘날 주류 언론은 특정 정치적 관점에 따라 사건을 해석하고 대중의 인식을 형성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특정한 정치적 서사가 반복되면 그것이 객관적인 현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결국 유권자들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 사례로 2016년과 2024년 대선을 꼽았다. 주류언론들은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기정사실로 다루다 체면을 구긴 바 있다. 2024년에도 접전 전망 속에 트럼프의 지지세가 실제보다 낮게 평가됐다. 그들이 전한 객관적 보도라는 것도 실제론 확증편향에 따른 희망적 예측을 담은 데 불과했다는 것이다.
“주류 언론이 전달해 온 정치적 현실이 정확했다면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나타난 예상 밖의 결과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중간선거에서도 언론 전망과 유권자들의 선택은 다를 수 있다.”
마이클 심
매사추세츠대 국제경제학 박사인 그는 이 대학 경제학부 겸임교수와 다국적 의료기기 제조기업 보스턴사이언티픽의 아시아·태평양 운영이사를 역임했다. 요즘은 구독자 14만 명 이상의 유튜브 채널 ‘마이클 심 TV’를 통해 미국 정치와 경제, 국제정세를 해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