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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주택 규제 완화해도…지방정부 조닝이 발목

Los Angeles

2026.10.2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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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주택개발부, 영구 섀시 설치 의무 폐지
1만불 절감…5가구 이상 공동주택 확대 추진
전국 조립주택 명시적 허용지역은 17% 불과
조립주택을 개발하는 커넥트홈즈사가 지난해 남가주 지역에 설치한 조립주택 모습. [커넥트홈즈 제공]

조립주택을 개발하는 커넥트홈즈사가 지난해 남가주 지역에 설치한 조립주택 모습. [커넥트홈즈 제공]

연방정부가 주택난과 집값 상승에 대처하기 위해 ‘조립주택(manufactured housing)’ 공급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정작 지방정부의 까다로운 조닝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립주택은 주택의 여러 부분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고 현장에서 조립해 집을 세우는 방식인데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주거지 부족 해결책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제작 기술도 발달해 기존 주택에 버금가는 품질을 갖추고 있다.  
 
연방정부의 움직임은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올해 제정된 ‘21세기 주거법(21st Century Road to Housing Act)’은 조립주택의 상징과도 같았던 영구 섀시(permanent chassis) 설치 의무를 폐지했다. 대부분의 조립주택이 설치된 뒤 이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섀시를 제거하면 주택 한 채당 약 1만 달러의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연방 주택개발부(HUD)도 이에 맞춰 ‘차세대 조립주택 행동 방안’을 마련했다. HUD는 섀시가 없는 주택을 허용하도록 연방 건축·안전 기준과 기초·설치 기준을 개정하고, 여러 개의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건축 방식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 단독주택 중심의 조립주택을 5가구 이상 공동주택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복도와 계단, 방화시설, 비상구, 공용설비 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성능 기반 연방 건축코드를 개발해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모듈을 이용한 아파트 건설까지 가능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섀시 규제가 사라지면서 조립주택 디자인도 일반 주택과 비슷한 형태로 다양화할 수 있다. 트럭으로 운반해 현장에서 바로 설치하거나,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는 등 새로운 공법 적용도 쉬워질 전망이다. 높은 건축비와 부족한 스타터홈 공급으로 어려움을 겪는 첫 주택 구입자에게 새로운 저가 주택 공급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문제는 지역 규제다.  
 
 부동산 포털인 리얼터닷컴이 지난 2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조립주택 커뮤니티 건설을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지역은 전체의 17%에 불과하다. 연방정부가 조립주택의 건축 기준을 대폭 완화하더라도 실제 어디에 지을 수 있는지는 지방정부의 토지 이용 및 조닝 규제에 달려 있어 공급 확대에는 상당한 제약이 있는 셈이다.  
 
조엘 버너 리얼터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방정부가 새로운 기준과 금융제도를 마련할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주택 건설을 허용하는 권한은 지방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립주택 확대 효과가 클 지역으로 하트퍼드와 덴버, 앨런타운, 앨버커키, 콜로라도 스프링스 등을 꼽았다. 스타터홈 부족과 높은 토지 가격, 신축 주택 프리미엄이 큰 지역들이다.
 
일부 주는 지방 규제 완화에도 착수했다. 버지니아는 일반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지역에서 조립주택도 허용하도록 했고, 뉴욕주는 공장제작 주택 개발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결국 연방정부가 조립주택의 설계와 생산 규제를 아무리 풀어도 지역 정부가 조닝의 문을 열지 않으면 실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주택 가격을 낮추기 위한 조립주택 혁신의 성패가 이제 연방 규제보다 지역 정부의 토지 이용 규제 완화에 달렸다고 분석한다.  
 
한편, 캘리포니아는 연방 기준을 충족하고 영구 기초에 설치되는 조립주택을 지방정부가 일반 단독주택이 허용되는 부지에 원칙적으로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발기준도 일반 단독주택과 대체로 동일하게 적용된다. 현재 캘리포니아 조립주택은 약 56만2000채(LA 카운티 약 5만6246채)로 전체 주택의 3.9%를 차지하며, 2022년 기준 평균 판매가격은 15만3400달러로 일반 단독주택 평균 82만308달러보다 크게 낮다.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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