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남의 전기요금 낸 한인, 결국 환급
Los Angeles
2026.10.27 13:29
2026.10.27 13:45
휴스턴 남성, 계량기 번호 잘못 등록돼
전력 업체들로부터 1만4000불 이상 환급
14년 동안 전기계량기 번호가 잘못 등록돼 1만4000달러 이상의 전기요금을 초과 납부한 피터 양씨가 전기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KHOU 11 방송 캡처]
14년 동안 자신도 모르게 다른 가구의 전기요금을 대신 내온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전기계량기 번호가 잘못 등록된 탓인데, 피해 남성은 뒤늦게 오류를 발견하고 1만4000달러가 넘는 돈을 돌려받았다.
휴스턴 지역 방송 KHOU 11은 텍사스주 휴스턴에 거주하는 한인 추정 남성 피터 양(Peter Yang)씨가 최근 여러 전력 판매업체로부터 총 1만4000달러 이상의 전기요금을 환급받았다고 지난 20일 보도했다.
문제는 2012년 6월부터 시작됐다. 양씨의 전기요금 청구서에 다른 집의 계량기 번호가 등록돼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양씨는 자신이 실제 사용한 전기량이 아닌 다른 가구의 사용량을 기준으로 요금을 내왔다.
양씨가 이상을 느낀 것은 전기요금이 좀처럼 줄지 않으면서다. 전기 사용을 줄이려고 에어컨 설정 온도까지 높였지만 매달 200~300달러의 요금이 청구됐다. 많을 때는 400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은퇴한 엔지니어이자 목사인 양씨는 직접 전기 사용량을 기록하고 계량기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집에 설치된 계량기 번호와 청구서에 적힌 번호가 한 자리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양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계량기에 표시된 사용량이 청구서와 전혀 달랐고, 계량기 번호 자체도 달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잘못된 요금을 바로잡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양씨는 전력회사 센터포인트 에너지와 전기요금 청구업체에 수개월간 연락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양씨는 “오랫동안 같은 번호를 사용해 왔다는 이유로 업체 측에서 내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결국 양씨는 지난 6월 29일 텍사스주 공공사업위원회에 정식 민원을 제기했다. 이튿날 센터포인트 에너지가 기술자를 집으로 보내 계량기를 점검했다.
이후 언론에 사연이 보도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센터포인트 에너지는 조사 끝에 양씨가 14년 동안 전기요금을 초과 납부한 사실을 확인했다. 센터포인트 측은 “이번 문제로 고객에게 불편을 끼친 점에 사과한다”며 환급이 완료될 때까지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씨는 결국 여러 전력 판매업체로부터 2012년 6월 이후 초과 납부한 요금을 돌려받았다. 다만 여러 업체를 거치는 동안 어떻게 14년이나 같은 오류가 발견되지 않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밝혔다.
양씨는 다른 소비자들에게도 전기요금 청구서와 실제 계량기 번호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전기요금이 평소보다 많이 나오거나 사용량이 맞지 않는다면 계량기 번호부터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강한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