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미국…캘리포니아부터 플로리다까지 곳곳서 홍수 경보
'슈퍼 엘니뇨'·'킹 타이드'로 해수면 수위 역대 최고…내륙엔 폭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올해 이른바 '슈퍼 엘니뇨'로 인해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연안 지역뿐만 아니라 콜로라도, 뉴멕시코 등 내륙지역에도 홍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ABC 방송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오전부터 캘리포니아주(州) 롱비치 인근 샌페드로의 해수면 높이가 1923년 관측 이래 최고 수준인 약 2.4m를 기록했다.
이는 1983∼2001년 사이 관측된 일일 평균 최저 해수면을 기준점으로 해서 1923년 이후 관측치를 모두 대비한 결과이다.
뉴포트비치 만조 수위도 2.6m를 넘겨 저지대 도로가 침수됐으며, 오렌지카운티 해안 지역에 해안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27일 태평양 해안 도로인 1번 고속도로를 보호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도로는 높은 파도와 침수가 이어지면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하와이에도 열대성 폭풍 '올라나'가 접근하면서 섬 전역에 홍수 주의보가 내려졌다.
폭스뉴스는 "이번 폭풍이 시작에 불과하며 핼러윈이 있는 주말에 하와이 서쪽에서 또 다른 저기압이 발달해 더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 본토 반대편인 플로리다 역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홍수 피해를 보고 있다.
이날 '킹 타이드'(높은 만조)의 영향으로 마이애미에서 웨스트팜까지 바닷물이 해안으로 밀려들어 주요 간선도로가 잠겼고, 상점과 주택가, 골프장 등이 침수됐다.
현재 포트 로더데일과 마이애미의 수위는 만조 기준선 대비 76㎝ 높은 상태로, 1994년 마이애미 버지니아 키 관측소가 설치된 이래 허리케인 등 특수 상황을 제외하고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
브라이언 맥널디 마이애미대 해양 대기과학대 수석 연구원은 "역사상 가장 높은 '킹 타이드'"라며 "관측소 설치 시점과 무관하게 말 그대로 사상 최고"라고 지적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연안 지역이 물에 잠기는 가운데 내륙에서도 폭우로 인한 홍수가 이어졌다.
지역지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콜로라도 서남부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리면서 애니마스·리오그란데강이 범람했다.
지역에 따라 최고 15㎝의 비가 내렸고 샌 후안 강의 수위가 이틀 사이 1.5m에서 4.6m로 급상승했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이는 1911년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또 듀랑고와 실버톤을 잇던 철도 운행이 일시 중단됐고, 도로가 유실됐다.
뉴멕시코에서는 폭우로 인해 2명이 사망했고, 주민 300명이 긴급 대피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미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홍수의 원인으로 엘니뇨를 꼽았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태평양 중부·동부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으로, 이에 따라 해수면이 상승할 수 있고 지역에 따라 폭우와 가뭄 등의 연쇄 효과가 발생한다.
현재 남미 해역의 수온은 평년보다 5도 이상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조시 윌리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기후학자는 최근의 극심한 엘니뇨 현상을 두고 '마초 엘니뇨'라고 명명하며 "전 세계적으로 수조 달러의 피해를 준 1997년 엘니뇨와 비슷하거나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달과 지구, 태양의 위치로 인한 만조 현상도 겹쳤다.
데이비드 곰버그 국립기상청 기상학자는 "기본적으로 매우 극심한 만조에 따뜻한 수온으로 일한 열팽창이 겹쳐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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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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