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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TS도 싸이도 당했다”…‘1곡당 2억’ AI와의 전쟁, 무슨 일

중앙일보

2026.10.27 19:00 2026.10.28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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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이 지난 3월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발매 기념 컴백 공연을 하고 있다. 빅히트 뮤직·넷플릭스 제공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3월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발매 기념 컴백 공연을 하고 있다. 빅히트 뮤직·넷플릭스 제공

미국 음악 생성 인공지능(AI) 기업 수노(Suno)가 싸이와 방탄소년단(BTS) 등의 노래를 허락 없이 AI 학습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미국 소송 자료에서 확인됐다. 미국 유니버설·소니 계열 음반사들이 지난달 수노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미국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 자료에는 ‘저작권 침해 녹음물 목록’이 첨부 자료로 붙어 있다. 유니버설·소니가 저작권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노래 6만202곡인데, 이중엔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젠틀맨(Gentleman)’, BTS 참여곡 ‘배드 디시전스(Bad Decisions)’와 ‘웨이스트 잇 온 미(Waste It On Me)’가 포함돼 있다. BTS가 참여한 두 곡은 각각 베니 블랑코·스눕독, 스티브 아오키와의 협업곡이다. 또 투애니원(2NE1)이 참여한 윌아이엠의 ‘겟틴 덤(Gettin’ Dumb)’도 확인됐다.

수노를 상대로 한 소송은 2024년 6월 유니버설·소니·워너 등 3대 음반사가 원고로 나서며 시작됐다. 이후 워너는 수노와 합의를 했고, 유니버설·소니는 지난달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저작권 침해 1곡당 15만 달러(약 2억원)를 지급하라는 소송이다. 그러면서 1882쪽에 걸쳐 6만여 곡의 저작권 침해 목록을 제출했다.

가수 싸이가 지난 6월 27일 오후 의정부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싸이흠뻑쇼 서머스웨그2026'에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뉴스1

가수 싸이가 지난 6월 27일 오후 의정부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싸이흠뻑쇼 서머스웨그2026'에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뉴스1

이 곡들은 유니버설·소니가 막연한 추정으로 만든 목록이 아니다. 미국 민사소송에는 증거개시(discovery) 절차가 있다. 간단히 말해 법원 허락 하에 소송 상대방이 보유하고 있는 사건 관련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절차다.

유니버설·소니가 고용한 음원 전문가들은 지난해 이 절차에 따라 수노의 보안실에 들어갈 수 있었고, 소스코드와 학습자료를 열람했다. 그리고 수노가 보유한 오디오 파일의 ‘음원 지문’을 확보해 유니버설·소니가 보유한 음원과 비교했다. 그 분석 결과 6만여 곡의 목록이 만들어진 것이다.

음원 지문은 음원의 소리 특징을 확인할 수 있는 고유 식별 정보다. 음악 팬들이 많이 사용하는 샤잠(Shazam) 등도 이 음원 지문을 이용해서 음악 찾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6만여 곡이 수노가 학습에 이용한 노래 전부를 뜻하는 건 아니다. 수노는 지난 20일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YT-DLP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유튜브에서 AI 학습용 오디오 데이터를 다운로드(내려받기)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미국 404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수노는 유튜브에서 201만여 음악클립을 다운로드했다. 다운로드한 음원 파일은 유튜브를 포함해 전체 수천만 건이라고 수노는 인정했다. 다만 수노는 AI 학습 자체는 ‘공정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노가 AI 학습에 이용한 K팝 음악은 BTS, 싸이 외에도 많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법원에 제출된 명단은 유니버설·소니가 미국 내 저작권을 갖고 있거나, 독점적으로 관리하는 곡만 담겨 있다. 일례로 싸이의 ‘강남스타일’ 은 과거 YG가 한국·일본을 제외한 지역의 음반 유통 계약을 유니버설과 맺어 이번 소송에 포함됐다. 현재로선 한국 음반사들이 직접 소송을 하기 전까진 AI 기업이 얼마나 많은 한국 곡을 AI 학습에 이용했는지 확인이 쉽지 않다.

그런데도 한국 음반사 등의 대응은 아직까진 전혀 없다. 한국 가수 곡이 저작권 침해 의혹 목록에 포함돼 있는 것도 음반사와 소속사들이 모르고 있었다. 한국 음악의 저작재산권을 관리하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27일 “상당수의 음악저작물이 AI 학습에 이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음악저작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법적 조치에 나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노(Suno) 홈페이지. 캡처

수노(Suno) 홈페이지. 캡처

이미 독일 음악저작권단체(GEMA)는 수노가 독일 노래를 무단 학습했다는 소송을 제기했는데, 지난 7월 1심 판결에서 대부분 승소했다. 다만 미국 법원이 아닌 독일 법원의 판단이다. 독일 법원은 AI 학습은 ‘공정이용’이라는 수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GEMA는 또 오픈AI 상대로 독일 노래 가사를 무단 학습했다는 소송도 제기했는데, 지난해 11월 1심 판결에서 독일 법원은 GEMA의 주장을 대부분 인용했다.

저작권자 허락 없는 AI 학습 때문에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선 소송이 벌어지고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대표곡을 관리하는 어센틱 브랜드 그룹 등은 지난 23일(현지시간) AI 기업 앤트로픽이 프레슬리의 곡을 무단 학습했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윤성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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