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30분까지 깜깜… 서머타임 고정에 등굣길 안전 우려
Vancouver
2026.10.27 20:21
UBC 연구진 “표준시 고정이 건강에 더 유리”
주민 93% 시계 변경 폐지 찬성… 겨울이 첫 시험대
BC주가 서머타임을 영구적으로 적용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어린이들의 등굣길 안전과 주민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계절마다 시계를 바꾸는 불편은 사라지지만 겨울철 일출이 기존 표준시보다 1시간 늦어져 출근과 등교 시간대의 어둠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겨울 오전 9시30분 무렵까지 해가 뜨지 않을 수 있다. 어린이들이 어두운 도로를 건너거나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출근 차량과 겹치면서 교통사고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UBC 패트릭 베일리스 교수는 캐나다의학협회 학술지에 발표한 공동 연구에서 서머타임보다 표준시를 연중 유지하는 편이 건강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아침 햇빛을 늦게 받으면 생체리듬이 흐트러지고 수면시간이 줄어 건강과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일리스 교수는 미국이 1974년 에너지 절약을 위해 연중 서머타임을 시행했다가 어두운 아침 시간대의 교통사고 등에 대한 우려로 조기에 철회한 사례도 제시했다.
BC주 빅토리아와 사니치, 수크 교육청은 오는 11월 6일 '눈에 잘 띄게 하자' 캠페인을 진행한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어두운 시간대의 안전한 통학 방법을 알리고 빛을 반사하는 반사판을 배포할 예정이다.
수크 교육청의 폴 블록 교육감은 통학 경로를 미리 확인하고 운전자의 눈에 잘 띄도록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운전자에게도 학교 주변과 횡단보도에서 속도를 줄이고 보행자를 주의 깊게 살펴달라고 요청했다.
서머타임 영구화가 경제에 미칠 영향도 논란이다. 베일리스 교수는 미국과 독일의 연구에서 일출이 늦어질수록 노동 생산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감소 폭이 3~4%에 이를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해외 연구 결과로, BC주에서 실제로 측정된 생산성 감소율은 아니다. 베일리스 부교수는 수면 부족에 따른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학교와 직장의 시작 시간을 늦추는 방안도 제안했다.
BC주 주민들은 계절별 시간 변경 폐지에 높은 지지를 보여왔다. 2019년 주정부 의견 수렴에서 참여자의 93%가 연 2회 시계를 바꾸는 제도의 폐지에 찬성했다. 다만 이 결과가 연중 서머타임과 연중 표준시 가운데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올겨울 BC주에서는 저녁 햇빛이 길어지는 대신 아침 일출이 늦어지는 변화가 나타난다. 학교와 직장의 시작 시간은 그대로인 만큼 통학 안전과 수면, 생산성에 미칠 영향이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밴쿠버 중앙일보=장민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