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LA한인타운 인근 로즈데일 묘지에서 작업자가 중장비로 독립운동가 호시한 지사의 관을 들어 올리고 있다.오른쪽은 호 지사의 후손들이 묘소 개장 작업에 앞서 기념촬영을 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 호시한(1885~1956) 지사의 이장 절차가 70년 만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7일 LA 한인타운 인근 로즈데일 묘지에서 호 지사와 부인 이정순(1899~1988) 여사의 이장을 위한 묘소 개장 작업이 진행됐다. 이날 이장 현장에는 장손 호윤진 씨를 비롯한 유가족과 조성호 주LA총영사관 부총영사 등이 참석했다.
간단한 예배가 끝난 뒤 오전 10시 30분경부터 개장 작업이 진행됐다.
장손 호윤진 씨는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미주중앙일보 보도를 통해 행적을 자세히 알게 됐다”며 “장손으로서 할아버지를 고국으로 모시게 돼 뜻깊다”고 소회를 밝혔다.
호 씨는 이어 “우리 세대가 지나면 미국에 남아 있는 묘소를 찾아올 후손도 마땅치 않을 것 같은데 한국에 모시면 더 많은 사람이 함께 할아버지의 뜻을 기릴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손녀 정미희 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할아버지가 어떤 삶을 사셨는지 깊이 이해하게 됐고, 그 엄혹한 시절 독립운동에 투신하셨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호 지사의 유해는 28일 화장 절차를 거친 뒤 묘지 측에 임시 보관된다. 유가족은 유골을 인수해 내달 13일 LA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운구할 예정이다. 이어 1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영접식이 개최되며, 다음날(16일) 서울에서 봉환식을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최종 안장된다.
조성호 부총영사는 “독립을 위해 활동하다 미국에 잠든 독립운동가를 다시 모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봉환을 계기로 미주 한인 사회의 독립운동 역사가 다시금 널리 조명받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호 지사는 1908년 샌프란시스코 한인공동회 회원으로 국권 회복 운동에 참여했다. 1920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군자금 모집 활동을 펼치다 일제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으며,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항일 자금과 광복군 후원금을 지속해서 지원하며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정부는 이 같은 공훈을 기려 2021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으나, 그간 후손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훈장이 전달되지 못했다.
전환점이 마련된 것은 지난해 본지가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화랑청소년재단과 공동 주관하고 뱅크오브호프가 후원한 ‘독립유공자 묘소 찾기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본지 보도를 접한 후손들이 독립유공자 포상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가족이 보관해 온 독립운동 사료들도 공개됐다. 〈본지 2025년 9월 16일자 A-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