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택시 웨이모에 손님을 빼앗기고 치솟는 개스값과 차량 유지비에 허덕이는 한인택시업계가 이중고에 빠졌다. 운행 비용은 갈수록 늘지만 고객 이탈이 우려돼 요금을 올리기도 쉽지 않은 처지다.
윤도일 하나택시 대표는 27일 “무인택시 등장 이후 매출이 30%가량 줄었다는 한인택시 업주들이 많다”며 업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웨이모는 팁 부담이 없고 운전기사에 대한 불안을 느낄 필요도 없다”며 “특히 관광객들에게는 LA에 오면 인앤아웃 버거를 찾듯 한 번쯤 타보는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무인택시 확산에 기존 택시업계를 위협해 온 차량 공유업계마저 타격을 받고 있다. 차량 공유 운전자 수입 분석업체 그리드와이즈에 따르면 올해 2분기 LA지역 우버·리프트 운전자들의 총 근로시간은 2024년 같은 기간보다 17.8% 감소했다. 분기 수입도 14.7% 줄었다. 반면 무인택시가 운행하지 않는 도시에서는 같은 기간 근로시간과 수입이 모두 늘었다.
현재 LA에서 운행 중인 웨이모는 약 900대로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우버도 자율주행차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승객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인택시업계의 또 다른 고민은 차량 운행 비용 상승이다. 전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LA지역 개스값은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전국 차량 유지·정비비도 같은 기간 5.8% 상승했다. 매출은 줄어드는데 비용은 늘면서 업주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리처드 위 LA 한인 리모서비스 대표는 “개스값은 물론 차량 정비비가 전반적으로 올라 요금을 인상해야 할 형편”이라며 “하지만 손님들이 1~2달러 차이에도 민감해 쉽게 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1993년 처음 LA에 왔을 때와 비교해도 운행 요금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한길택시 관계자도 “현재 운행 비용을 감안하면 요금을 올려야 하지만 주요 고객인 한인 시니어들에게 부담이 될까 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인택시와의 경쟁에 비용 부담까지 커지자 한인택시업체들은 공항 픽업과 장거리 관광 운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나택시는 LA국제공항(LAX) 픽업을 비롯해 샌디에이고와 팜스프링스, 샌타바버라 등으로 영업 범위를 넓혔다.
윤 대표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LA 근교 관광지는 웨이모의 운행권 밖인 경우가 많다”며 “이런 틈새시장을 공략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위 대표도 “온라인 광고 등을 통해 한국에서 오는 관광객을 꾸준히 유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