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친수공원 인공수로를 떠난 지 5일 만에 부산항 부두 안에서 헤엄치는 흑상어 ‘부캉이’의 모습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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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늘어난 듯, 건강 걱정돼”
27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영상을 보면 이날 오후 2시쯤 부산항 한 부두에서 부캉이가 벽면 가까이 붙어 헤엄치는 모습이 확인된다. 부캉이는 정박한 선박과 부두 벽 사이를 오가며 수면 위로 등지느러미를 드러냈다. 선박 가까이 다가갔다가 몸을 돌리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목격자는 “부캉이가 정박한 배들 사이로 헤엄치면서 배에 부딪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며 “몸에 상처가 늘어난 것 같아 처음에는 부캉이가 아닌 다른 상어인가 생각했다. 건강 상태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부캉이는 지난달 18일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한 달 넘게 수로에 머물다가 지난 21일 해양수산부 등 기관의 유도 작업으로 수로 출구 쪽까지 이동했다. 다음 날 차단막 아래 빈틈을 통해 수로로 다시 들어왔지만, 퇴로가 열리자 수로 밖을 오가다 친수공원을 떠났다.
지난 22일 오전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전날 3차 유도작업으로 수로 밖으로 나갔던 상어 '부캉이'가 다시 재진입, 차단막 안으로 들어와 수로 안을 유영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후 부캉이는 친수공원에서 약 2㎞ 떨어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에서 잇따라 목격됐다. 수면 위로 올라오는 횟수는 이전보다 줄었다. 전문가들은 좁고 얕은 수로에서 생활하던 부캉이가 잠영 시간을 늘리고 활동 반경을 넓히며 깊은 바다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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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해 방향 제대로 잡아…지금이 기로”
그러던 부캉이가 다시 육지와 가까운 부두 가장자리에서 발견된 것과 관련, 영상을 확인한 최윤 군산대 생물자원학과 명예교수는 “이동 경로를 보면 친수공원을 떠나 외해로 나가기 위한 방향은 제대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부캉이가 선박에 반복적으로 부딪혔다기보다는 장애물을 피해 가며 이동 방향을 탐색하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상어는 감각기관을 이용해 주변 환경과 장애물을 파악한다”며 “영상을 보면 배와 부딪히기보다는 대체로 피해 가며 방향을 찾는 모습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한 달 넘게 머물다가 전날 유도작업에 따라 수로 밖으로 나갔던 ‘부캉이’가 밤사이 되돌아왔다. 당국은 당분간 스스로 나가기를 지켜볼 계획이다. 송봉근 객원기자
주둥이 상처도 악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수로에 머물 당시 붉은색을 띠었던 상처가 회복되면서 흰색으로 보인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부캉이가 발견된 부두 일대가 외해 진출 여부를 결정하는 ‘기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체력 문제 등으로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면서 부두 벽면 부근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이 상태로 오륙도 방향을 향해 이동하다가 해류를 타면 외해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완전히 적응하거나 회복하지 못한 채 익숙한 북항친수공원 주변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교수는 “지금은 기관 등이 추가로 해줄 수 있는 일이 사실상 없다”며 “친수공원을 떠난 시점부터는 부캉이 스스로 적응하고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