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이태원 참사’ 장면 띄웠다…‘北 남침 게임’ 또 논란
중앙일보
2026.10.28 00:35
2026.10.28 01:16
1인칭 슈팅게임(FPS)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에 ‘이태원 참사’ 자료화면이 포함됐다. 연합뉴스
북한의 남한 침공을 소재로 한 1인칭 슈팅게임(FPS)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에 이태원 참사 당시 영상이 삽입돼 논란이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미국 게임사 액티비전이 지난 23일 전 세계에 동시 발매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 속 시네마틱 영상에 이태원 참사 직후 구급대원이 쓰러진 시민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방송 자료 화면이 약 3초가량 포함됐다.
게임에서 전쟁이 발발한 뒤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을 묘사하는 장면이었다.
해당 장면은 소셜미디어(SNS) 등에 확산됐고 네티즌들은 다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게임 속 영상 소재로 삼은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 “오락적 목적 게임 소재로…몰상식한 행위”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도 반발하고 나섰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건을 오락적 목적의 게임에 소재로 활용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며 몰상식한 행위”라며 해당 장면 삭제를 요구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는 수백명의 사상자를 낳은 비극적인 참사이며 당시 구조에 참여하거나 목격한 시민들은 지금껏 트라우마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공감의 뜻이 있다면 게임 개발사는 조속히 시정 조치를 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조인영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참사 현장을 그대로 볼 때 유가족·피해자·시민들이 느끼는 괴로움에 대해 굉장히 무감각했으며 희생자들의 존엄을 고려하지 않았기에 생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유가족들이 추모식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상태인데 유가족들의 서명을 받아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도 성명을 내고 “게임 진행 맥락과 무관한 비극적 참사 영상이 활용돼 유가족 등에게 피해를 준 지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경위 설명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면서 “해당 영상을 교체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책임 있게 대응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만 “이번 논란이 게임 자체의 내용에 대한 검열 요구나 부당한 제한으로 확대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액티비전 측은 이날 연합뉴스에 해당 장면은 “게임의 오프닝 시네마틱에 포함된 일부 실제 뉴스 보도 장면은 작품 속 가상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요소로 활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를 비롯한 어떠한 실제 비극적 사건도 언급하거나 가볍게 다루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장구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