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지난 2월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자 오찬 행사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영화 ‘그저 사고였을 뿐’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란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66)가 자국 법원에서 또다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은행 계좌가 동결된 이유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궐석재판으로 유죄 판결이 내려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파나히 감독의 변호인 모스타파 닐리는 테헤란 혁명법원이 최근 파나히 감독에게 징역 5년1개월을 선고했다고 현지 일간지에 밝혔다. 재산 몰수와 함께 2년간 출국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금지도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닐리 변호사는 지난주 파나히 감독으로부터 은행 계좌가 동결됐다는 연락을 받고 사법부에 문의한 결과, 궐석 상태에서 유죄 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가 적용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파나히 감독은 이란 당국의 검열과 체포, 가택연금, 출국 금지 등을 겪으면서도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써클’로 2000년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 ‘택시’로 2015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그저 사고였을 뿐’으로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을 모두 수상했다. 지난해 9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다.
이란에서는 2010년 반체제 활동 및 선전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6년과 영화 제작·여행 금지 20년을 선고받았다. 이듬해 가택연금으로 형이 완화됐으나 2022년 다시 수감됐고, 이듬해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해에도 반체제 선전 혐의로 궐석재판에서 징역 1년과 출국 금지 2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법원은 비밀리에 제작한 ‘그저 사고였을 뿐’을 주요 증거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영화 홍보와 영화제 참석 등을 위해 미국 등 해외에 머물던 파나히 감독은 올해 4월 초 이란으로 돌아왔다고 dpa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