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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싸이·BTS 노래도 무단 학습”…12조원 소송전

중앙일보

2026.10.28 08:01 2026.10.2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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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음악 생성 인공지능(AI) 기업 수노(Suno)가 싸이와 방탄소년단(BTS) 등의 노래를 허락 없이 AI 학습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미국 소송 자료에서 확인됐다. 미국 유니버설·소니 계열 음반사들이 지난달 수노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미국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저작권 침해 녹음물 목록’을 분석한 결과다.

유니버설·소니가 저작권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노래는 6만202곡인데, 이중엔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젠틀맨’, BTS 참여곡 ‘배드 디시전스(Bad Decisions)’와 ‘웨이스트 잇 온 미(Waste It On Me)’가 포함돼 있다. BTS가 참여한 두 곡은 각각 베니 블랑코·스눕독, 스티브 아오키와의 협업곡이다. 또 투애니원(2NE1)이 참여한 윌아이엠의 ‘겟틴 덤(Gettin’ Dumb)’도 확인됐다.

수노를 상대로 한 소송은 2024년 6월 유니버설·소니·워너 등 3대 음반사가 원고로 나서며 시작됐다. 이후 워너는 수노와 합의를 했고, 유니버설·소니는 지난달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저작권 침해 1곡당 15만 달러(약 2억원)를 지급하라는 소송이다. 그러면서 1882쪽에 걸쳐 6만여 곡의 저작권 침해 목록을 제출했다. 해당 목록은 미국 민사소송의 증거개시(discovery) 절차에 따라 유니버설·소니 측이 수노의 소스코드와 학습자료를 열람하고 작성한 자료다.

이 목록에 게재된 6만여 곡이 수노가 학습에 이용한 노래 전부를 뜻하는 건 아니다. 유니버설·소니가 미국 내 저작권을 갖고 있거나, 독점적으로 관리하는 곡만 수록돼 있다. 이를테면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과거 YG가 한국·일본을 제외한 지역의 음반 유통 계약을 유니버설과 맺어 이번 소송에 포함됐다. 수노는 지난 20일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YT-DLP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유튜브에서 AI 학습용 오디오 데이터를 다운로드(내려받기)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또 다운로드한 음원 파일은 유튜브를 포함해 전체 수천만 건이라고 밝혔지만, 수노는 AI 학습 자체는 ‘공정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노가 AI 학습에 이용한 K팝 음악은 BTS, 싸이 외에도 많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한국 음반사들이 직접 소송을 하기 전까지는 AI 기업이 얼마나 많은 한국 곡을 AI 학습에 이용했는지 확인이 쉽지 않다.

한국 음반사·소속사 등의 대응은 아직까지 전혀 없는 상태다. 한국 음악의 저작재산권을 관리하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27일 “상당수의 음악저작물이 AI 학습에 이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음악저작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법적 조치에 나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허락 없는 AI 학습 때문에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선 소송이 벌어지고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대표곡을 관리하는 어센틱 브랜드 그룹 등은 지난 23일(현지시간) AI 기업 앤트로픽이 프레슬리의 곡을 무단 학습했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독일 음악저작권단체(GEMA)는 수노가 독일 노래를 무단 학습했다는 소송을 제기해 지난 7월 1심 판결에서 대부분 승소했다. 독일 법원은 AI 학습은 ‘공정이용’이라는 수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GEMA는 또 오픈AI 상대로 독일 노래 가사를 무단 학습했다는 소송도 제기했는데, 지난해 11월 1심 판결에서 독일 법원은 GEMA의 주장을 대부분 인용했다.





윤성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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