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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해킹…북 IP로 공격 첫 확인됐다

중앙일보

2026.10.28 08:30 2026.10.2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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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이용한 금융권 해킹 공포가 업권의 경계를 넘고 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에 이어 금융투자업계, 보험사와 가상자산거래소까지. 금융권 전체가 해킹 사정권에 들어섰다. 금융권을 겨냥한 공격에 북한의 인터넷 주소(IP)가 사용된 정황도 나왔다.

28일 대신증권은 해킹 피해로 고객 3만8490명의 개인·신용정보가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 유출 규모로 보면 예가람저축은행(4만3246명)에 이은 두 번째다.

대신증권은 지난 17일 투자 일임 비대면 증권계좌 개설 연계 서버에서 비정상적인 접근 징후를 발견한 직후 공격에 사용된 IP와 우회 접속 IP를 차단하고 금융당국에 신고했다. 이후 금융보안원과 함께 정상 서비스로 가장한 신호 6만여 건을 열흘에 걸쳐 전수조사한 결과, 26일 고객 정보 유출을 확인했다. 유출 대상은 고객명·이메일·주소·통신ID·은행명과 암호화된 입출금 계좌번호, 대신증권 종합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다. 대신증권은 손해가 발생하면 법령과 절차에 따라 배상할 계획이다.

이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빗썸도 새롭게 해킹 피해를 금융당국에 알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공격자가 외부에서 계정을 생성한 뒤 일부 업무용 웹 시스템의 자료를 권한 없이 내려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25일 같은 그룹의 미래에셋생명도 고객 청약시스템과 홈페이지 일부에서 해킹 침해가 있어 금융당국에 신고하기도 했다.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도 전날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에 비인가자의 접속 흔적을 확인하고 이날 금융당국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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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미래에셋·빗썸도 뚫렸다…AI 해킹, 전 금융권 확산

빗썸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를 담당하는 핵심 전산시설이 아닌 임직원 업무지원시스템이 침해됐다”며 “가상자산 지갑 주소 등 부정결제나 자산 이전에 활용될 수 있는 정보 유출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금융업권을 대상으로 한 해킹 공격에 북한 IP가 사용된 정황도 포착됐다. 금융당국은 지난 21일 금융보안 통합관제시스템 ‘퍼스트(FIRST)’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를 포함한 금융회사에 ‘북한 IP의 금융권 대상 스캔성 접근 관련 유의사항’ 공문을 공유했다. 조사 결과 북한에 할당된 다수의 IP에서 21일 오전 3시부터 이 공문이 발송되기 전까지 금융권 시스템을 탐색하는 약 440만4101건의 접근이 확인됐다. 이달 초 금융권 해킹 사태 이후 북한 IP 사용 정황이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북한 IP가 사용됐다는 사실만으로 공격 주체를 북한으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앞서 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과 외무성 등 북한 웹사이트 40여 곳이 접속 장애를 겪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21일 북한도 해킹을 당해 주요 사이트가 마비됐었다”며 “외부 세력이 북한 시스템을 해킹한 뒤 북한 IP를 이용해 국내 해킹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유영준 디지털금융정책관 주재로 긴급점검회의를 열었다. 금융감독원도 현장 점검에 착수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날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서 “AI가 해킹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보안 취약점이 쉽게 탐지되고 동시다발적 공격이 상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회사 스스로 자율방어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융당국은 전자금융거래법이 적용되지 않는 가상자산업권 등에도 은행 등 주요 금융회사 수준의 보안조치와 사고 대응태세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긴급점검 결과 공개 이후 2주 만에 추가 해킹 침해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금융위는 지난 14일 금융회사 555개사가 8일까지 실시한 12개 항목 자체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130개사만 일부 항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고, 425개사는 모두 보안 수준이 ‘적정’하다고 했다. 체크리스트를 배포하고 회사가 스스로 점검해 당국에 보고하는 방식만으로는 보안 취약점을 충분히 찾아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해킹에서도 금융당국이 강조했던 약점이 역시 문제가 됐다. 금융위는 당시 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대외 시스템 인증·인가 누락에 주의하고 외부 인터넷과 연결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하라”고 주문했다. 그럼에도 대신증권의 계좌 개설 연계 서버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업무용 웹 시스템, 빗썸의 사내 그룹웨어가 잇따라 뚫렸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지금의 사후 제재에서 벗어나 사전 예방 중심으로 대응체계를 전환해야 한다”며 “금융회사의 보고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범정부 차원에서 현장을 찾아 실제 이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금융권 연쇄 해킹 사건을 수사해 온 국가수사본부도 이날 증권사와 가상자산거래소 해킹 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김다영.박유미.오효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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