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한인 밀집 도시 시장 릴레이 인터뷰 “주민 2000명 모두가 끈끈한 ‘한 식구’ …경찰 필요 없고 시장도 27년째 연임“
로이스 살터 버클리 레이크 시장을 시청사에서 만났다. 장채원 기자
버클리 호수는 오랜 기간 인근 주민들의 피서지였다. 강물을 댐으로 막아 만든 호수를 둘러싸고 전원생활과 휴양용 세컨드 하우스가 주로 들어서며 마을이 형성됐다. 주택 소유주들이 더 살기좋은 환경 조성에 욕심을 내면서 1956년 독립 행정권 및 예산권을 가진 도시로 분리됐다. 주택소유주협회(HOA)가 호수를 사유지로 직접 관리한다. 이젠 조지아주에서 손꼽히는 부자마을로 통한다. 1.7평방마일에 2000여명이 거주하는데 가구 중간 소득이 16만5000달러를 넘는다. 평균 주택 가격은 78만달러로 귀넷카운티에서 가장 높다.
로이스 살터 버클리 레이크 시장이 1999년부터 27년간 시정을 이끌고 있다. 1985년부터 이곳에서 프랑스어, 영어 교사로 일하며 딸과 아들을 키웠다. 그는 두 자녀를 키우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이 이웃들이라고 했다. 선뜻 낚시를 가르쳐주고 모래사장에서 흙놀이를 즐기며 친척처럼 대해준 이웃들은 그의 가족이 가진 소중한 자산이다.
-귀넷 카운티 한인 인구가 늘었는데 도시에도 영향이 있는지. 2022년 당시 애틀랜타 스파 총격 참사 1주기를 맞아 한인 사회와 공공안전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주로 ‘버클리 커먼스(Berkeley Commons)’에 아시아계 주민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주민들이 어떤 배경을 가졌는지 일일이 따지거나 세어보진 않는다. 80년대에 이곳에 살게됐을 때 가장 좋았던 점은 사람들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이었다. 보통 주거 단지가 형성되면 가격대에 따라 그곳에 사는 사람들도 꽤 비슷한 성향을 띠게 된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매우 개방적이다. 의견이 다르더라도 함께 어울려 즐거울 시간을 보낼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다.”
-주민 수가 적으니 서로 끈끈한 사이가 아닐까.
“주민들의 이름과 연락처가 모두 담긴 도시 명부(city directory)가 있는데, 새로 이사를 오면 선물로 명부와 먹거리를 함께 전달한다. 소모임 가입을 안내할 때도 있다. 나는 여성 단체 ‘블로섬스(BLOSOMS)’ 회원이다. 도시 곳곳에 꽃을 심는 조경 목적으로 처음 시작돼 이제 독서, 카드 게임, 미식활동 등을 즐기는 광범위한 사교 모임이 됐다. 소모임 ‘원더러스(Wanderers)’는 래프팅과 등산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호숫가에 위치한 ‘버클리 레이크 채플’이 사교의 구심점이다. 한 달에 한 번 이곳에서 아침 식사가 제공되는데 모두 모여 누가 세상을 떠났는지, 누가 도움이 필요한지 소식을 나눈다. 누군가의 남편이 병원에 입원하면 주민들이 몇 주 동안 돌아가며 식사를 챙겨주겠다고 자원한다.”
마을의 자랑인 버클리 호수를 소개하는 살터 시장. 호수는 주택소유주협회(HOA)와 버클리 레이크 채플이 공동으로 관리한다. 정기적인 수질 검사 등을 통해 안전을 관리하는데 주민 외 출입 및 이용이 제한된다. 장채원 기자
-유대감 만큼이나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도 클 것 같다.
“과거 우리 만의 독자적인 경찰 조직을 갖추는 것이 어떨지 주민들과 검토한 적이 있다. 회의 결과 우리 도시에는 별도의 경찰 조직이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이 났다. 주민들이 서로를 살피며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이웃 중 한 분이 영국 출신인데 가끔 가족을 만나러 영국에 갈 때면 그동안 집을 살펴봐달라고 부탁한다. 시청 치안 담당관(city marshal)을 풀타임과 파트타임 1명씩 두고 있는데 강력범죄를 다룰 일이 없어 총기를 휴대하지 않는다. 귀넷 카운티 경찰국장은 우리 도시를 ‘블랙홀’이라고 부르며 웃곤 한다. 범죄 사건을 뜻하는 빨간 점이 찍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시청 행정 직원은 3명인데 다른 도시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지만 시민들의 자원봉사를 통해 많은 업무를 달성할 수 있다. 도시를 더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 덕분에 외부 인력을 따로 고용할 필요가 없고 세금도 낮게 유지할 수 있다.”
-주변 도시들은 개발 사업이 한창이다. 앞으로 사업체 유치 계획이 있다면.
“우리 도시는 오랫동안 조지아에서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은 도시로 알려져 왔다. 그만큼 소비력이 충분하고 비즈니스 수요도 높다. 올해부터 상업 개발을 적극 확대하기 위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변화라고 해도 이곳 공동체를 아끼는 사람들에게는 ‘도대체 왜 바꾸려는 거지?’라는 의심과 걱정이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상점과 노인주택, 아파트 등을 추가하는 통합 개발 조례(UDO)를 수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