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2주 연속 희비가 엇갈렸다. 다우지수가 유일하게 3주 연속 상승한 반면 나스닥과 S&P 500은 2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주 두 지수의 낙폭은 각각 0.71%와 0.47%에 그쳤지만 2주 전에는 각각 4.48%와 1.94% 급락하며 16주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초토화된 반도체·메모리주가 기술주 전반을 끌어내린 것이다.
지난 6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나스닥은 13거래일 만에 신고가 대비 6.8%까지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16일까지 8거래일 연속 떨어지며 15.7% 급락했다. 18년 만에 최장 기간 하락 기록을 세우며 22일에는 3개월 최저치로 후퇴했다. 그러나 이후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반도체 지수는 28일까지 4거래일 연속 반등하며 9% 가까이 급등했고 3대 지수도 28일까지 3거래일 연속 동반 상승했다. 엔트로픽의 IPO 신청 소식이 AI 관련주에 호재로 작용하며 매수세가 되살아났다. 다만 이번 반등이 기술적 회복인지 추세 전환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3분기 어닝시즌의 출발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먼저 실적을 발표한 메타와 테슬라가 나란히 하락했고 코어위브를 계기로 확산된 패닉 셀링도 이어졌다. 시장은 AI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브렌트유가 지난 26일 배럴당 117.28달러까지 치솟아 4년 4개월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부담이다. 유가 상승은 물가와 금리 부담을 키워 기술주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기술주 조정의 핵심은 AI 성장 가능성보다 막대한 투자 규모를 정당화할 수익을 창출하느냐에 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가 계속 늘면 매출과 이익이 증가해도 현금흐름과 투자수익률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시장의 관심도 AI 인프라 구축 경쟁에서 실제 수익 창출과 투자 회수로 이동하고 있다. 막대한 자본 지출이 지속 가능한 이익으로 전환된다면 AI 산업은 본격적인 수익화의 변곡점에 진입할 수 있다. 반대로 수익이 투자 확대를 따라가지 못하면 높은 밸류에이션은 계속 압박받을 수밖에 없다.
연준이 28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 부담은 여전히 크다. 9월 CPI는 전월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했고 PPI는 전월 대비 1.3% 급등하며 1년 전보다 6.3%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는 양상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금리 동결 자체보다 연준이 긴축 기조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 그리고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현실화될지에 쏠리고 있다. 장기금리가 다시 상승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기술주에는 또 다른 압박이 될 수 있다.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할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은 중요한 시험대에 선다. AI 매출과 주문이 견조하고 투자가 실제 이익으로 연결된다면 최근 급락은 과열을 식히는 조정에 그칠 수 있다. 반대로 실적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22일 한 달 최저치로 밀렸던 10년과 30년물 국채금리가 다시 오르면 기술주 중심의 패닉 셀링이 확산될 수 있다. 결국 시장은 지난 칼럼에서 여러 차례 짚었던 AI 성장 기대를 넘어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과 연준의 금리 경로가 주가 흐름을 좌우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이번 어닝시즌에서 확인될 실적과 투자 전망 그리고 물가와 금리의 향방이 최근 반등의 지속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