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상환에 돌려막기 악순환 견디다 못해 문 닫고 파산도 변호사 “급전 사건 5%→70%”
고물가·고임금 여파로 한인 자영업자들이 ‘급전의 덫’에 빠질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임대료와 인건비 등 당장 닥친 고정비를 감당하기 위해 급전을 빌렸다가, 높은 수수료와 과도한 상환 부담 탓에 빚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탓이다.
특히 최근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미래 매출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하는 ‘머천트 캐시 어드밴스(MCA)’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MCA는 향후 발생할 카드 매출 등의 일부를 금융업체에 넘기는 조건으로 현금을 선급 받는 방식이다. 시중은행 대출보다 심사가 간단하고, 빠르면 하루 만에 자금이 집행되지만, 매일 또는 매주 매출의 일정 비율이나 약정 금액이 계좌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간다. 특히 수수료율이 매우 높아 매출이 감소하면 상환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LA에서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은행 대출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임대료와 직원 월급은 하루라도 미룰 수 없어 이자가 비싸도 급전을 쓸 수밖에 없다”며 “매출은 계속 떨어지는데 렌트비와 인건비, 보험료는 끊임없이 오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이어 “한두 달만 버티면 나아질 거라는 기대로 돈을 빌리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빚만 눈덩이처럼 부풀어 오른다”고 덧붙였다.
가주 정부도 관련법(AB 2116)을 통해 MCA 등 상업 금융업체의 면허 취득을 의무화하고, 허위.기만 광고와 불공정 영업 행위를 규제한다.
김중칠 가주한미식품상총연합회 회장은 이 같은 MCA 구조를 ‘일수’에 비유했다.
김 회장은 “장사가 안돼도 물건을 사 넣어야 하니 급전을 빌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한국의 ‘일수’처럼 매일 매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구조여서 한 번이라도 상환을 놓치면 채무가 순식간에 불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LA 지역은 리커스토어 고객의 60~70%가 라틴계인데, 최근 이민 단속 여파로 손님의 발길이 끊겨 급전에 손을 대는 업주들이 많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국적으로도 MCA 이용 건수는 증가세다.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기업의 자금 조달 신청 중 MCA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3년 8%에서 지난해 12%로 상승했다. 지난해 정부 보증 소기업 대출 신청자의 40%가 거절당한 반면, MCA 거절률은 10%에 불과했다.
급전을 썼다가 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사업을 접은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LA타임스는 롱비치의 한 미술 체험 스튜디오가 매출 급감으로 MCA 업체로부터 1만1850달러를 빌린 사례를 28일 보도했다. 이 업주는 매일 300~405달러씩 갚아야 했으며, 수수료 등을 포함한 총상환액은 2만 달러를 웃돌았다. 결국 지난 7월 문을 닫았지만, 미상환 채무가 3만4800달러나 남아 파산 신청을 검토 중이다.
파산 사건을 다루는 스텔라 하브킨 변호사는 “2018년만 해도 수임 사건 중 MCA 관련 사례가 5% 남짓이었으나 현재는 최소 70%에 달한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