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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년 역사 LA 호텔 클라크 마침내 재개장

Los Angeles

2026.10.28 20:00 2026.10.2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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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숙박 시설로 1914년 첫선
주거시설 전락 후 30여년 폐쇄
세 차례 재기 무산 끝 새 출발
올림픽 다운타운 특수도 기대
최근 재개장한 호텔 클라크의 로비. [케일라 바트코우스키/LA타임스, 네이선 마삭 제공]

최근 재개장한 호텔 클라크의 로비. [케일라 바트코우스키/LA타임스, 네이선 마삭 제공]

LA 다운타운의 유서 깊은 호텔 클라크가 수십 년간의 방치와 여러 차례 재개장 무산 끝에 마침내 문을 열었다. 1914년 힐 스트리트에 들어선 이 호텔은 한때 고급 숙박시설로 명성을 얻었지만, 이후 저소득층과 노인들이 머무는 주거시설로 전락했다. 30년 넘게 유료 투숙객을 받지 않은 채 방치되면서 ‘좀비 빌딩’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지난달 다운타운 역사 연구가 네이선 마삭은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한 남성이 다가와 호텔 클라크에서 술을 마셨다며 영수증을 보여준 것이다. 오래되고 사라진 LA의 흔적에 애착을 가져온 마삭은 “정말 정신이 나갈 정도로 흥분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그는 1990년대부터 호텔 클라크의 변화를 지켜봤다. 한때 화려했던 건물이 새똥과 수십 년 묵은 때로 뒤덮인 채 방치된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했지만, 철거되지 않는 한 재개장의 희망은 남아 있다고 생각했다. 2002년 출간한 저서 ‘로스앤젤레스 네온’에도 이 호텔을 소개했다.
 
호텔 클라크를 소유한 체트릿사의 서부 지역 운영 책임자 미셸 아티아스는 친척들과 함께 27년 전 건물을 매입했다. 당시 주변에서는 건물을 되팔아 차익을 남기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그는 호텔을 되살리겠다는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
 
재개장이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된 사례는 최소 세 차례였다. 2008년에는 금융위기가 발목을 잡았고, 2013~2014년에는 추가 개보수를 추진했으나 호텔·외식업 종사자 노조 ‘유나이트 히어 로컬 11’과 호세 후이자 당시 LA 시의원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후 시 당국의 허가를 받았지만 다른 호텔업체와의 협력 관계가 깨지면서 계획은 다시 미뤄졌다. 2019년에도 재개장이 임박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아티아스는 2025년 호텔을 마침내 개장하기로 결정하고 OTH 호텔스 리조트에 운영을 맡겼다. 그는 “(내후년 LA에서) 올림픽도 열리고 다운타운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지역의 회복을 낙관했다.
 
객실 내부 모습, 얼룩말 무늬 벽지가 눈에 띈다. [케일라 바트코우스키/LA타임스, 네이선 마삭 제공]

객실 내부 모습, 얼룩말 무늬 벽지가 눈에 띈다. [케일라 바트코우스키/LA타임스, 네이선 마삭 제공]

호텔은 회색과 검정, 흰색 등을 활용해 현대적으로 꾸몄다. 객실에는 얼룩말 무늬 벽지와 악어 가죽을 본뜬 패널을 설치했다. 10월 21일 현재 예약이 가능한 객실은 약 120개이며, 나머지도 순차적으로 준비 중이다. 객실 요금은 1박 약 200달러부터 시작한다. 내년 수퍼보울이 열리는 일요일까지 고급 스포츠 바도 문을 열 예정이다.
 
철도 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엘리 P. 클라크는 1914년 객실 555개를 갖춘 호텔을 지었다. 당시에는 고급 시설이었던 개별 욕실을 모든 객실에 설치했고, 건물 외벽에는 화재에 안전한 건축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문구를 내걸었다. 옥상 네온사인과 건물 모서리를 따라 세로로 설치된 호텔 이름도 오랜 역사의 흔적이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투자자들이 다운타운에서 관심을 거두면서 호텔은 쇠락했다. 1975년에는 월 75~95달러에 객실을 제공한다는 광고가 신문에 실렸다. 1980년대에는 노인과 저소득층이 의지하는 주거시설이 됐다. 인근 로슬린 호텔과 세실 호텔도 비슷한 변화를 겪었다.
 
1989년께 호텔을 인수한 메이와 인터내셔널 엔터프라이즈는 중국산 수입품을 판매하는 상점과 고급 호텔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기존 입주자들을 내보내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했다. 입주자 20명은 난방과 물 공급이 끊기는 등 열악한 상황에 놓였다며 소송을 제기해 170만 달러의 합의금을 받았다. 마지막 두 입주자는 1992년까지 퇴거했다.
 
네이선 마삭이 소장한 호텔 클라크 엽서와 사진들. [케일라 바트코우스키/LA타임스, 네이선 마삭 제공]

네이선 마삭이 소장한 호텔 클라크 엽서와 사진들. [케일라 바트코우스키/LA타임스, 네이선 마삭 제공]

체트릿 가문이 1999년 호텔을 인수했을 당시 건물은 비어 있었고, 내부 시설도 재개장 계획에 맞춰 변경된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객실 수는 555개에서 348개로 줄었다.
 
체트릿 가문은 다운타운의 또 다른 유서 깊은 건물인 트리니티 오디토리엄도 소유하고 있다. 엠버시 오디토리엄 또는 엠버시 호텔로도 알려진 이 건물은 1914년 지어졌으며, 약 180개 객실과 1800석 규모 공연장을 갖췄다. 아티아스는 2028년 올림픽 전에 이 건물도 개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순 소프트 오픈한 호텔 클라크는 객실 348개와 지중해식 레스토랑 보타나, 칵테일 라운지, 안뜰 수영장과 풀사이드 바를 갖췄다. 체트릿 가문의 역사를 반영한 모로코 타일 분수도 설치됐다. 600명을 수용하는 연회장은 곧 완공될 예정이다.
 
애드리언 아지즈 호텔 클라크 총지배인은 현재 직원이 약 100명이며, 앞으로 몇 달 안에 200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텔의 재개장이 다운타운의 주택난을 해결해 주지는 못하겠지만, 상업 활동을 늘리고 2028년 올림픽을 앞두고 숙박시설을 확충하는 데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시장 분석업체 코스타에 따르면 6~9월 다운타운 호텔의 평균 1박 요금은 200~210달러였다. 지난 1년간 호텔 요금이 10% 넘게 오른 가운데 객실 공급 확대가 여행객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아지즈 총지배인은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호텔을 둘러본 마삭도 재개장을 반겼다. 그는 “힐 스트리트는 때때로 험악한 분위기를 보이기도 한다. 그곳을 마주한 호텔이 문을 연 것은 정말 용감한 일이다.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내부 인테리어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보자르 양식 건물은 안팎 모두 원래의 건축 양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얼룩말 무늬 벽지 등 현대적인 디자인에 대해 마삭은 “내가 선택했을 디자인은 아니지만,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보자르 양식은…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까지 프랑스 파리의 국립미술학교 ‘에콜 데 보자르’를 중심으로 발전한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 양식이다. 특징은 엄격한 대칭과 균형, 웅장한 규모, 건물 외벽과 내부에 조각상, 코린트식 기둥, 발코니 난간 등 화려하고 정교한 장식을 배치하는 것 등이다.

 

원문은 10월 23일자 ‘After decades of false starts, the 1914 Hotel Clark finally reopens in downtown L.A.’ 기사입니다.

글=크리스토퍼 레이놀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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